단순통과 차량만 연 141만대, 총장님은 정문 막았다
140만8549대. 지난해 경남 국립창원대에 10분 이내로 드나든 ‘단순 통과 차(車)’ 숫자다. 하루 평균 4000대꼴인데, 대부분 평일 출·퇴근 시간에 몰렸다. 지난해 기자가 직접 세보니, 5분간 출입한 차만 100대 가까이 됐다. 이 때문에 창원대 캠퍼스는 아침·저녁 교통 혼잡으로 몸살을 앓았다.
단순 통과 차는 주로 시 외곽도로(국도 25호선)를 이용한다. 이 도로에서 시내로 진입하거나 시내에서 외곽으로 진출할 때, 창원대 북문(2014년 개통)을 이용한다. 다른 경로(창원중앙역 역세권 방면)도 있지만, 출퇴근 상습정체 구간으로 악명이 높아 대학 캠퍼스를 우회도로로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차가 몰리는 시간이 학생들 등·하교 시간과 겹친다는 점. 다행히 그간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단 바(bar) 파손 등 크고 작은 사고가 2022년에만 29건 발생했다. 대학은 단순 통과 차를 줄이려고 안전부담금 징수(유료화)를 시도했지만, 지역민 반발로 무산됐다. 이런 와중에 지난 6월 부산대에서 20대 학생이 지게차에 치여 숨지는 등 최근 전국 대학 캠퍼스에서 교통사고 사망 사고가 이어졌다.
결국 창원대는 “지난 2일 정문을 폐쇄했다”고 19일 밝혔다. 캠퍼스를 관통해 정문↔북문을 오가는 단순 통과 차를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 창원대는 정문 폐쇄에 이어 학내 교통체계도 바꾸고 있다. 보행자가 많은 캠퍼스 중심부(대학본부·도서관 방면)를 지나는 차량을 외곽으로 돌리는 게 핵심이다. ‘북문~캠퍼스 중심부~정문 또는 동문’ 경로 대신 ‘북문~캠퍼스 외곽(운동장 방면)~정문 바깥도로 또는 동문’ 경로로 유도하는 것이다.
폐쇄한 정문 일대는 공원 형태의 ‘개방형 시민 광장’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국비 25억원이 들여 내년 12월 준공하는 게 목표다. 또 정문 바로 옆 주차장에는 국비 등 398억원을 유치해 스포츠·문화 복합시설(아레나 플렉스 창원)을 건립한다. 지상 5층 규모(연면적 8800㎡)로, 실내 수영장과 테니스장·체력단련실·문화전시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것은 올해 취임한 박민원 신임 총장이다. 박 총장은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우리 대학 정문을 ‘사람 중심 정문’으로 개편하고, 그 광장과 아레나 플렉스 창원을 지역사회 자부심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창원대의 ‘첫 모교 출신 총장’이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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