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뭘 해도 소용없다"…갖은 '예외'에도 꿈쩍 않는 의대생
" 솔직히 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
2학기 등록을 앞둔 한 지역 대학 관계자에게 의대생 복귀 전망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그는 “학사 일정 변경을 위한 학칙 개정 논의와 함께 등록기간 연장도 진행 중”이라면서도 “이런 방법으로 학생들이 돌아올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이번 주부터 2학기 등록을 시행하고 새 학기 시작을 준비한다. 경희·중앙대는 19일, 부산대는 20일에 등록을 시작한다. 한 주 정도의 등록금 납부 기간이 끝나면 본격적인 개강 시즌이다.
대학 측은 수업에 나오지 않는 의대생에게도 등록금을 고지했다. 지난달 기준 의대생들의 출석률은 2.7%에 불과했다.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 8217명 중 실제 수업 받은 학생은 495명이었다.
2학기 시작을 앞둔 상황이지만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15일에는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이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의학교육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를 열고 2학기 등록금 납부 거부를 선언하기도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관계자는 “다음 주 중 등록금 납부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을 내놓겠다”고 했다.
등록 연장 나선 대학들…속내는 “소용 없다”
충남대와 경상국립대는 예정된 추가등록 기간 이후 의대 등록금을 별도로 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북대는 예과 1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은 11월부터 2학기 등록금 수납을 받을 전망이다. 고려대, 중앙대 등도 의대생들의 복귀 시점에 맞춰 등록기간을 재설정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지금 한국의 의대는 모든 게 ‘예외’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의대생 복귀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정원 조정, 유급 없앤 학사 유연화 방안 등 앞서 교육부가 내놨던 유화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9월 내 학생들이 수업에 돌아오지 않으면 유급이나 휴학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본다. 2024학년도가 끝나는 내년 2월 말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이미 야간 수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도 수업일수 30주를 충족하기 힘든 상황이다.
300억 의대생 등록금 구멍…경영난·졸속 수업 이중고
한 국립대 관계자는 “매년 등록금 동결되며 재정난이 커지는 데다 최근엔 부속병원 수입도 줄어들며 재정 압박이 커졌다”며 “등록금까지 안 들어오면 교수 인건비 등 고정 비용 지출이 난감해진다”고 했다.
내년에 과밀 수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라면 2025학년도에 입학하는 신입생과 현 재학생들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결말이 예상된다”며 “휴학계를 낸 학생들이 반수로 다수 이탈할 것이라는 입시업계 분석이 그나마 위로가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민지·서지원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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