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이 실물"…삼성, 동전 크기에 촛불 1만개 밝기 '세계 최초'
지난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는 XR(확장현실) 용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인 ‘올레도스’가 눈길을 끌었다. 세계 최초로 동전만 한 크기 화면에 1만2000니트 밝기(촛불 1만2000개를 한꺼번에 켜 놓은 것 같은 밝기)를 구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55인치 TV에 1인치당 픽셀이 140개 정도 들어가는데, 동전만한 이 올레도스엔 1인치당 픽셀 4000개가 담긴다”라며 “해상도와 밝기를 최대한 높여 화면 속 물체가 눈앞의 실물처럼 보이는 디스플레이”라고 소개했다.
LG 디스플레이 부스에는 자율주행 콘셉트카에 참관객들이 몰렸다. 차량 뒷좌석에 타니,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연결된 세계 최대 크기의 57인치 LCD(액정표시장치)가 눈에 들어왔다. 천장에 말린 상태로 숨겨져 있던 슬라이더블 OLED가 내려오면서 농구 경기를 보여줬다. 창문인 줄 알았던 투명판은 55인치 OLED였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미래의 자동차를 바꿀 차량용 디스플레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제품으로 격차 벌린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과 LG는 중국 맹추격 속 자신감을 과시하듯 여러 기술력을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고유의 퀀텀닷(QD) OLED로 현대 미술가의 인공지능(AI) 작품을 전시하고, 게이밍 존을 꾸몄다. QD OLED는 백색 OLED 소자를 쓰는 기존 W(화이트)OLED와 달리, 청색 OLED 소자를 발광원으로 하며 그 위에 적색과 녹색의 퀀텀닷 필터를 얹어서 색을 구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D OLED는 색감과 명암비에서 뛰어나 게임 인플루언서의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라며 “누구나 AI로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최고의 디스플레이는 QD OLED”라고 했다. 화면을 안·밖으로 접고 두 번 접고 밀어 여닫는 ‘인앤아웃’ ‘트리폴드’, ‘슬라이더블’ 등 미래형 OLED도 전시됐다. 삼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형 OLED가 적용된 스마트키·헤드폰·스피커도 눈에 들어왔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차량용 O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차세대 기술로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3000니트를 구현한 초대형 83인치 OLED TV 패널을 전시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들어갈 프리미엄 패널들을 공개해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전장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산업 관계자는 “LG전자의 전장 사업부 수주액만 1조원이 넘는다”라며 “핸드폰, TV와 달리 자동차 디스플레이는 이제부터 시작이라 차량용 고급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면서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7년까지 전장용 OLED에서 점유율을 50% 이상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업계는 중국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OLED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여전히 2년 정도 앞서고 있으며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 본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아이패드 등 IT(정보기술)용 OLED에서 여전히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TV OLED도 우리가 거의 장악하고 있다”이라며 “AI 기술로 수율(완성품 비율) 향상과 원가 절감 등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중국에 기술 우위를 자신했다. 최 사장은 전시회를 찾아 “LCD와 달리 OLED는 폼팩터(기기 형태), 초저전력, 성능, 품질 등 차별화할 부분이 많다”며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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