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 봉사활동 중 추락…뇌사 빠진 60대, 4명에 장기기증

현예슬 2024. 8. 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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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방철민씨. 연합뉴스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다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진 새마을지도자가 장기를 기증해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9일 충북 괴산군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8시쯤 청천면에서 낡은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던 청천면 새마을지도자 협의회 회장 방철민(63)씨가 지붕에서 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헬기를 통해 충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방씨는 다시 대전 건양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지난 15일 최종적으로 뇌사 판정을 받았다. 다음 날 그는 심장을 제외한 장기를 기증했다. 이어 17일에는 뼈, 혈관, 피부 조직까지 기증했다.

고인의 큰아들 기환(25·공무원)씨는 "아침에 잘 다녀오시라고 배웅했는데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며 "병원에 와보니 영영 깨어나시지 못할 상황이라는 설명을 듣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평소에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말을 줄곧 하셨던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장기를 기증하게 됐다"면서 "아버지의 장기기증으로 4명이 새 생명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천면사무소는 고인이 2018년 1월부터 새마을지도자 협의회 남자 회장으로 활동해왔다고 전했다.

청천면 사무소 관계자는 "고인은 평소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앞장서며 왕성하게 봉사활동을 했다"며 "장기까지 기증하는 사랑을 실천해 고개가 숙여진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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