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낙태' 수술 의사, 태아 시신 화장했다…경찰 추가 압수수색

36주 태아 낙태 브이로그 논란. 사진 유튜브 캡처

한 유튜버가 36주 만삭 상태에서 태아를 낙태(임신중단)했다는 경험담을 올려 논란이 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술을 진행했던 병원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부터 낙태 수술이 이뤄진 수도권 소재 A 병원과 병원 의료진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경찰은 이달 초에도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영상을 게시한 유튜버 B씨와 A 병원 원장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영상 게시자를 찾기 위해 유튜브 본사인 구글에 압수수색 영장을 보냈으나 정보 제공을 거절당했다. 이후 유튜브와 쇼츠 영상 등을 정밀 분석하고 관계기관 협조를 받아 이들을 특정했다.

B씨는 두 차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낙태 사실을 인정했으며 병원장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 태아가 현재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병원장은 태아의 시신을 화장하고 화장 업체로부터 확인서도 발급받았다고 한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이날 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태아의 사산·화장 기록에 대해 "의사 조사와 압수된 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태아를 화장한 행위가 증거인멸에 해당하는지 여부 역시 "관련자 조사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나야 말할 수 있다"고 했다.

36주 태아 낙태 브이로그 논란. 사진 인스타그램

자신을 24세라고 소개한 B씨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 '꼼죽'에 임신 9개월 차에 낙태 시술을 받았다는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은 얼마 후 삭제됐다.

B씨는 영상에서 "지난 3월쯤 생리가 멈춰 산부인과를 방문했을 때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호르몬 불균형 영향이라고 해 별 의심을 하지 않고 그냥 살이 많이 쪘나보다 생각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병원에 갔다"며 "내과에서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이어 초음파 검사를 받는 모습을 공개하며 "사실 지우고 싶어서 총 3곳의 병원을 방문했는데 전부 불가능하다는 대답뿐이었다"며 "무심한 내 태도가 만든 결과에 죽어버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신마취 상태로 수술을 받고 나왔다며 병실에 누워 소변줄을 착용한 모습 등도 내보냈다. 그러면서 "당일 바로 절개 수술에 들어갔다"며 "걸을 때마다 배가 불타는 것 같고 칼로 찢기는 기분"이라고 언급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