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0명 징집병 백기 투항…본토 뚫린 푸틴 골치

16일 러시아 쿠르스크 수드자의 거리에 파괴된 러시아 전차가 버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연전연승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징집병 수백명이 백기 투항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국경을 넘어 러시아 쿠르스크로 진격해 현재까지 하루에 최대 100∼150여명의 러시아 징집병을 포로로 잡아들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의 군정 책임자인 올렉시 드로즈덴코는 국경을 지키는 러시아군 대부분이 어린 징집병들이라면서 “그들은 우리와 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기습 공격 이후 현재까지 전쟁포로 2000여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매체가 공개한 심문 영상에 따르면 러시아 징집병 포로들은 주로 10대∼20대 초반의 어린 소년들로, 심문 과정에서 제대로 된 무기나 군사 훈련 없이 전장에 투입됐고, 상관들은 초소를 버리고 도망갔다고 말했다.

국경 외부 배치가 법으로 금지된 징집병 수백명이 포로로 붙잡히자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게 됐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징집병을 전쟁에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을 장담했다.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징집병의 가족들은 최근 푸틴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 우크라이나와 가능한 한 빨리 포로 교환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쿠르스크 지역에서 복무하다가 연락이 끊겼다는 19세 징집병 비탈리 이즈마일로프의 어머니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군은 아들이 다른 지역으로 훈련을 가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이라고 했지만,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과거 체첸,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징집병의 파병을 두고 징집병 부모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인 적이 있어 푸틴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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