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나, 거기 가봤어” 공간을 통한 차별화 ‘스페이스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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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저서 '공간의 시학'에서 "집은 세계 안의 우리들의 구석"이라고 했다.
일상의 공간인 집은 한 사람의 세계이자 하나의 우주란 의미다.
각종 헬스 및 필라테스 기구로 집을 꾸미는 홈짐 외에도 홈 오피스, 홈 카페, 홈 바 등 집을 자신만의 생활 양식에 특화한 공간으로 구성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해당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나, 거기 가봤어'란 공간 경험을 하나의 스펙으로 작용하게끔 만드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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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공간 경험 제공에 힘써
공간 경험이 일종의 스펙으로 작용
1957년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저서 ‘공간의 시학’에서 "집은 세계 안의 우리들의 구석"이라고 했다. 일상의 공간인 집은 한 사람의 세계이자 하나의 우주란 의미다. 그는 어떤 사람을 그가 사는 집과 연결 지어 떠올릴 때 갖는 ‘이미지’의 의미를 간파했다.
오늘날에도 공간에 대한 가치 인식은 유효해 보인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공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스페이스덴티티(Spacedentity)는 공간을 뜻하는 스페이스(Space)와 정체성을 뜻하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합친 용어다.
‘내가 있는 공간이 나를 말해준다’는 것. 즉 ‘공간 경험’을 통해 ‘차별화된 나’를 보여주려는 점이 바로 MZ세대가 공간에 주목하는 이유다. 자신이 머무르는 공간을 꾸미고, 세세한 부분까지 자신의 감각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다. 집뿐만 아니라 사무실, 차량 등도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할 소품으로 가득 채우기도 한다.
인터넷 플랫폼의 등장은 스페이스덴티티 확산에 기여했다. 과거에는 다른 사람의 집 내부를 들여다볼 기회가 적었다. 잡지나 방송 등 전통적인 매체에서 나오는 정보들은 인테리어 업계의 기존 고객층인 주부들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사진 촬영이 쉬워졌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삶을 표현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개성이 담긴 공간을 사진과 영상을 통해 복잡한 설명 없이 전달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크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사람들은 내부 공간에 더욱 주목하기 시작했다. 각종 헬스 및 필라테스 기구로 집을 꾸미는 홈짐 외에도 홈 오피스, 홈 카페, 홈 바 등 집을 자신만의 생활 양식에 특화한 공간으로 구성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19일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홈데코'와 '집 꾸미기' 해시태그가 각각 560만, 260만건씩 검색될 정도로 개인의 생활 양식과 인테리어 노하우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기업에도 공간 정체성은 중요하다. 기업들은 스페이스덴티티 트렌드에 발맞춰 소비자에게 ‘공간 경험’을 충족해주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팝업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팝업 스토어는 취향이 비슷한 소비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한정판 굿즈를 구매하거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최근 유행하는 아이돌 팬덤 카페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소위 '덕질'을 즐기고, 기업은 매장을 홍보하는 효과를 누린다. 생일 이벤트 등 소식을 SNS로 접한 해외 팬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기업은 불편하고 한적한 곳에 매장을 두어도 소비자들이 일부러 찾아오게끔 유도한다. 해당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나, 거기 가봤어’란 공간 경험을 하나의 스펙으로 작용하게끔 만드는 전략이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보다 기업이 추구하는 브랜드의 가치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공간은 콘텐츠만큼 중요해졌다. 공간을 잘 꾸미는 것도, 잘 꾸민 공간에 가는 것도 모두 일종의 스펙처럼 여기는 시대가 됐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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