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기차 화재 3차 감식…‘원인찾기’ 난항, 국과수에 달려
지난 1일 발생한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의 3차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이날 감식은 1·2차 감식 당시 밝혀지지 않은 화재 원인과 발화점이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인천경찰청은 19일 오전 11시쯤 인천 서부경찰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관계자, 메르세데스 벤츠 관계자 등과 함께 불이 난 벤츠EQE 차량의 배터리팩 내부를 분해하는 3차 감식을 진행했다. 셀·모듈 등 배터리팩 구성 부품은 분해돼 국과수 감정에 맡겨질 예정이다. 지난 8일 진행된 2차 감식에선 배터리팩에 있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이 분리돼 국과수 감정에 맡겨진 바 있다.
화재 차량이 전부 불에 타 주요 부품의 훼손 정도가 심해 일부 전문가들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튬배터리에서 불이 날 경우 1000도에 가까운 고온의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 감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차 감식에 참여한 한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서 불이 시작된 지점은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불이 난 원인은 감식 후에도 단언할 수 없어 국과수 감정을 맡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식을 마친 후 “불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감식만으론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2차 감식에 참여했던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열폭주 현상으로 차량이 전소해 원인을 규명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내연기관 차량은 불이 시작된 지점에 금속이 녹는 등 화재 원인에 대한 증거를 남기지만, 전기차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기술융합원장은 “발화 지점을 찾을 순 있어도 원인 파악은 어려울 수 있다”며 “화재로 상당 부분 훼손됐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외부 충격으로 생긴 문제인지 알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감식에 앞서 공선회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발화지점을 살펴보고 배선 등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며 “배터리팩에 대한 추가 감식 필요성이 있어 3차 감식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2차 감식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감식은 배터리팩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국과수 측의 요청으로 사고 차량의 하부를 감식한 후 종료됐다. 경찰 측은 3차 합동 감식의 감정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한 달여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발생한 전기차 화재사고는 총 139건이다. 이 중 주차된 상태에서 불이 난 건수는 61건이고 최초 발화점이 고전압배터리인 경우는 75건으로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불이 난 벤츠EQE 차량엔 중국 ‘파라시스’사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셀이 탑재돼 있었다. 국내에서 2018년 이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에서 불이 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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