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꿈의 무대' 日 고시엔서 3년만에 4강 진출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고교야구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甲子園) 경기 4강에 진출했다. 지난 2021년 고시엔에 첫진출해 4강에 올라선지 3년만의 재진출이다. 교토국제고 선수들의 연승에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선수들의 모습은 이번에도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는 19일 효고(兵庫)현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8강전에서 나라(奈良)현 대표 지벤학원과 맞붙어 4대 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준결승에서 승리하면 결승전에 진출하게 된다.
교토국제고는 마운드를 책임지는 니시무라 잇키(西村一毅·고2) 선수와 나가자키 루이(中崎 琉生) 쌍두마차를 앞세워 연승을 이어왔다. 이날 완봉한 니시무라 투수는 경기 직후 교토국제고가 지난 2021년 지벤학원과 맞붙어 3대 1로 패배했던 경험을 언급했다. 니시무라는 “베스트4에 올랐을 때 같은 상대에게 패했었기 때문에 (이번엔)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기분으로 던졌다”며 “다음 상대에 전력을 다해 맞붙겠다”는 소감을 내놓기도 했다.
교토국제고의 선전에 한때 일본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상 검색어 1위에 교토국제고가 오르기도 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동포들이 민족교육이 필요하다며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만든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 운영해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입학생이 줄었다. 1999년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만들었지만 첫 대회에 출전해 34대 0이란 최악의 기록을 받았다.
2003년 일본 정부 인가를 거쳐 현재 이름으로 바꿨는데, 중학생을 포함해 고등학생까지 총 160여 명이 이곳에서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로 공부를 하고 있다. 고교생 130여명 중 61명이 야구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신흥 야구 강자로 꼽힌다. 2021년 여름 고시엔에 첫 진출해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지만 당시 한·일 관계 악화와 혐한 분위기 속에 협박 전화에 시달리기도 했다. 재적학생의 90%는 일본 국적이다. 이번 고시엔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자 “다음 경기에서도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지기를 기원한다”는 학교 인근 주민들의 응원이 쏟아지기도 했다.
4강 진출 소식에 백승환 교토국제고 교장은 “후지모토(藤本) 주장이 한·일간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서 고맙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백 교장은 “야구를 통해 학교 발전과 동포사회가 하나되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도 한·일간 미래지향적인 가교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소감을 내놨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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