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얼어붙는 푸틴 리더십… 젤렌스키 “러 공격은 완충지대 조성이 목적”

김남중 2024. 8. 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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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의 대응이 예상보다 늦고 무기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WP는 위기에 대해 무시하거나 비밀로 부치거나 무대응으로 대처하는 푸틴 대통령의 스타일은 그가 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우크라이나의 침공에 러시아가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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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오른쪽)의 영접을 받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군의 대응이 예상보다 늦고 무기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지난 12일 안보회의 모습 등을 소개하면서 “위기에 직면한 푸틴은 얼어붙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주 기습 공격과 관련해 세 번째 열린 이날 안보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준비한 발언문을 불안하게 읽었을 뿐이고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하지 않았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분석가인 마크 갈레오티는 푸틴 대통령은 “그저 ‘문제를 해결하라’고만 하는 그의 평소 스타일대로 말했다”며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전략을 제시하거나 의미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본토가 공격받는 상황에서도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아제르바이잔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WP는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이 “국내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외국으로 떠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기습은 2022년 전쟁 발발 뒤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에 타격을 준 네 번째 사례다. 앞서 개전 초기 키이우 점령에 실패하고 퇴각했을 때, 최측근이던 바그너 용병단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발생했을 때도 푸틴 대통령은 위기를 맞았으나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WP는 위기에 대해 무시하거나 비밀로 부치거나 무대응으로 대처하는 푸틴 대통령의 스타일은 그가 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우크라이나의 침공에 러시아가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군은 러시아 영토 점령을 늘려가며 당분간 철수할 뜻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도 러시아군에 대한 보급선을 끊기 위해 쿠르스크 지역에서 다리를 두 번째로 폭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러시아의 전쟁 잠재력을 최대한 파괴하고 최대한의 반격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임무”라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침략자의 영토에 완충 지대(buffer zone)를 조성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6일 시작된 러시아 본토 공격의 전략적 목표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쿠르스크 지역에서의 우리의 작전은 여전히 러시아 군대와 러시아 국가, 그들의 방위 산업 및 경제에 손실을 끼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우리를 이 침략에 대한 정의로운 종말에 더 가깝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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