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군사고등학교가 있다

이순영 2024. 8. 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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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명문 사학 컬버 아카데미

[이순영 기자]

▲ 컬버 아카데미 캠퍼스  여의도 면적에 맞먹는 캠퍼스 부지를 지니고 있는 컬버 아카데미
ⓒ 이순영
한국 드라마에서 재벌가의 이야기는 브라운관의 단골 소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만큼 재벌 2세의 캐릭터들이 그려내는 로맨스는 작품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그들이 미국 고등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장면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남자 주인공이 미식 축구를 하거나 아이스 하키 경기를 하는 장면은 빼놓을 수가 없다. 한국 고등학교에서는 생소하고도 낯선 모습일수록 더 재벌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미국 명문가 자녀들이 다니는 사립학교는 미식 축구장은 물론 아이스 하키 시설, 이 모든 것들을 갖추고 있을까?
▲ 교내 마굿간 125필의 말을 소지하고 있는 미국 군사학교
ⓒ 이순영
미식 축구장의 경우, 사립학교가 아니더라도 공립학교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아이스링크장 은 그렇지가 않다. 하지만 이런 시설까지도 갖추고 있는 학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인디애나주 컬버(Culver) 지역에 있는 컬버 아카데미(Culver Academy)는 미국 내에서도 최고의 사립학교로 꼽히는 곳으로 캠퍼스 내에 아이스링크장은 물론 승마장, 극장, 펜싱장, 골프 코스, 테니스장, 수영장, 미식축구 경기장, 축구장, 실내 체육관, 비행장, 조정센터 등이 있다.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말은 125마리로 미 대통령 취임식에 기마단이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학교 앞에 자리 잡고 있는 메신쿠켄 호수에서 학교 보유 세일 보트로 직접 수동 항해를 할 수 있는 수업이 있고 고등학생의 경우 에비에이션 수업을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 소유의 경비행기 비행 또한 할 수가 있다.

시설이 좋은 만큼 미국 각 주에 있는 명문가 자녀들이 몰려드는 컬버 아카데미는 학교 부지만 해도 1850 에이커(7,486,684.38㎡)로 여의도 면적과 맞먹는 규모다. 거기에 메신쿠켄 호수가 학교 앞으로 펼쳐지는 한적한 휴양 도시에 자리 잡고 있어 학생들의 정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 멕시쿠케 호수 컬버 아카데미 캠퍼스 앞에 펼쳐지는 커다란 메신쿠켄 호수와 항해 수업시 사용되는 컬버 아카데미 소유의 보트들
ⓒ 이순영
▲ 항해 수업  학교에서 인기 과목 중 하나인 항해 수업을 하는 학생들. 배의 크기는 학생의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 이순영
컬버 아카데미는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인 1894년 남자 군사학교로 설립되었고 이후 1971년에 컬버 여자 고등학교(Culver Girls Academy)가 신설 통합되면서 현재까지도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군사학교로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인격의 완성이라는 전인 교육을 목표로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유명한데 미국 최고의 인격 교육을 제공, 학교는 물론 지역 사회 및 국제 사회에서 학생들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사명, 원칙 및 가치를 지키도록 학생들을 교육한다.
뿐만 아니라 학업 시스템도 완벽한 수준으로 구축해 놓고 있다. AP(Advanced Place) 수업은 총 26개고 Honors 수업도 21개가 제공되어 학생들이 수준 높은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하크니스 수업 방식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토론을 주도하고 서로 가르친다. 학생이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동문으로는 유고 슬라비아의 왕세자 알렉산더 카라조르제비치, 멕시코 2대 재벌 알베르토 베일레스, 운송 서비스 회사인 펜스키 코퍼레이션 CEO 로제 펜스키, 더 웨더 채널의 창립자 프랭크 배튼 등이 있다.
▲ 컬버 아카데미 박물관 인디애나 컬버 다운타운에 있는 컬버 아카데미 박물관
ⓒ 이순영
이 학교는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전교생수 는 800명 이상이며 전원이 기숙 생활을 한다는 점이 그 특징인데 여름 방학이 되면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여름동안 학교에서 여름 캠프를 운영해 학교에 남아 이 프로그램에 동참할 수도 있다. 여름 캠프는 여름 동안에만 운영되는 캠핑장 시설이 따로 만들어져 있어 정규 학교의 2배 수 정도 되는 학생들을 수용해 기숙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주말이 되면 평화롭던 다운타운이 청소년들과 그들을 보러 온 가족들로 생기가 가득하다. 컬버 아카데미는 중요한 교육 시설이자 지역 명물이어서 다운타운에는 학교에 관련된 역사적 물품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 있을 정도다.
▲ 조정 센터 내부  컬버 아카데미의 수업 중 하나인 조정 수업에 필요한 훈련을 하는 내부 시설
ⓒ 이순영
여름 캠프는 연령에 따라 우드크래프트 캠프(Woodcraft Camp)와 어퍼 스쿨(Upper Schools, 상급학교)로 나뉘는데 우드크래프트 캠프는 9세에서 14세가 대상인 프로그램으로 캠핑장에서 숙소 생활을 하게 되며 어퍼 스쿨은 15세에서 17세가 대상으로 본교에 있는 기숙사 건물에서 생활하게 된다. 항공 학교, 승마 학교, 해군 학교, 여학교로 나뉘는데 학생들이 선택한 학교에 따라 필수 수업을 듣고 그 외 80개 이상의 수업을 선택해 6교시 시간표를 짜고 정식 교육을 받는다.
오후와 저녁 시간에는 교내 스포츠 활동을 하고 기타 자유 시간에는 컬버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은 매주 유대교, 천주교, 이슬람교, 기독교 중 각자의 종교에 따라 의식에 참석할 수 있다. 캠프 기간 핸드폰이라든지 전자기기 사용은 금지되며 외부와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 컬버 아카데미 퍼레이드  여름 캠프 기간 매주 토요일은 군대식 퍼레이드가 거행된다.
ⓒ 이순영
▲ 컬버 아카데미 퍼레이드  9~11세 여학생 캠퍼들이 유니폼을 입고 군대식 행진을 하고 있다.
ⓒ 이순영
여름 캠프는 9살부터 시작해 17세까지 미국 각 주는 물론 전 세계 청소년 학생들이 6주간 기숙 생활을 한다. 올해는 미국 43개 주, 세계 35개국의 1355 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교는 캠프 기간 펜싱, 연극, 밴드, 항해, 축구, 비행수업 등 100개의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고 있고 학생들은 2주마다 한 번씩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신청해 시간표를 짜고 이를 통해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연극 공연, 영화 관람, 자유 수영, 카누, 장기자랑 등 다양한 행사가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군대식 퍼레이드를 하는데, 기마단과 마칭 밴드를 포함, 캠퍼 전원은 웃음기 없는 엄중한 표정으로 행군해 임한다. 학부모 방문이 가능한 2주, 4주차 주말에는 이를 공개한다. 퍼레이드 행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앞서 국가가 울려 퍼질 때 공중에서 경비행기 두 대가 비행하는데, 학교에서 항공 교육을 받은 학생이 비행한다.
▲ 컬버 아카데미 여름 캠프 시상식 매주 토요일 저녁 최고의 캐빈과 우수 학생을 선발, 시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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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버 아카데미 캠퍼스 여의도 면적에 맞먹는 컬버 아카데미 캠퍼스 정경
ⓒ 이순영
미국은 한국과 달리 새학년 새학기가 9월에 시작된다. 컬버 아카데미 입학 및 재정 지원 신청서 제출 마감일은 오는 2025년 1월 15일까지다. 학생 프로필, 에세이, 추천서, 성적 증명서, 표준화된 시험(SSAT, PSAT, SAT, ACT)의 성적 증명서가 요구된다. 해외 지원자의 경우 토플 또는 듀오링고 잉글리시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학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좋은 방법으로는 캠퍼스 투어와 인터뷰 일정을 잡는 것이지만 모든 지원자가 캠퍼스를 방문하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입학 담당자와 함께 가상 투어와 줌 인터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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