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다 中먼저 찾은 베트남 주석…시진핑 "운명공동체 건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중한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 19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주석은 지난 3일 베트남 공산당 서열 1위인 서기장에 취임한 지 보름 만에 첫 해외 순방국으로 미국 대신 중국을 선택했다.
19일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이날 인민대회당 동문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 직후 이어진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시 주석은 또 주석의 순조로운 권력 승계를 축하한 뒤 응우옌 푸 쫑 전 주석의 서거에 애도를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서기장 겸 국가주석 동지의 국빈 방중을 환영하며 당 서기장 당선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며 “서기장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양당·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중·베 관계의 높은 수준의 전략성을 충분히 체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과 좋은 업무관계와 개인적 우정을 잘 만들어 중·베 운명공동체 건설을 깊이 있고 실용적으로 만들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사회주의 체제'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결속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 세계의 두 집권 공산당으로 중·베 양당은 공동의 사명을 기억해 공산당 리더십과 사회주의 제도를 지켜 나가면서, 전략적 의의를 갖춘 중·베 운명공동체 건설을 계속해서 심화하여, 세계 사회주의 사업의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베트남을 주변외교의 우선순위로 삼겠다”라고 다짐했다.
또 주석은 “베트남은 중국과 해상 갈등을 적절하게 관리통제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중국은 또 주석의 방중을 파격 의전으로 환대했다. 전날 중국 권력서열 24위권인 왕이(王懿)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이 베이징 공항에서 또 서기장 부부를 직접 영접했고, 이날 회담엔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상무위원 겸 중앙판공청 주임이 배석했다. 또 정상회담과 별도로 서열 3위 자오러지(趙樂際) 전인대 상무위원장, 4위 왕후닝(王滬寧) 전국정협 주석이 또 주석과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2022년 10월 베이징을 방문한 응우옌 전 서기장에게는 20차 당 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상무위원 7명 전원이 참가하는 국빈만찬으로 환대했다. 당시 또 주석은 공안부장으로 회담에 배석했었다.
베트남 일인자의 순방 순서에서 미국을 앞선 데 고무된 중국은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를 높이 평가했다. 2021년 응우옌 전 주석은 '대나무 외교'를 내세우면서 “베트남 외교는 대나무를 닮아 뿌리는 안정되고 몸통은 견실하며 가지는 유연하다. 외교정책은 유연하고 예지력과 끈기,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며 “대나무 외교의 목적은 타국과 동맹을 맺지 않고 모든 상대국과 협력을 통해 국가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외교 전략으로 지난해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난해 12월 시진핑 주석, 올해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위샹둥(于向東) 정저우대 베트남연구소 소장은 16일자 글로벌타임스에 “(또 주석은) '대나무 외교' 전략을 고수하고 더욱 촉진할 것”이라며 “대나무 외교의 중요한 특징은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석은 오는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또 주석이 방중을 서두른 배경엔 철도 건설 문제도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으로 많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중국-베트남 간 철도를 원활하게 연결하는 것이 양국의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난관은 있다. 홍콩 명보는 "베트남 남북 고속철로 건설에 필요한 500억 달러(약 68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공사비,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안보 우려, 중국과 일본의 경쟁을 관망하는 베트남의 태도 등이 변수"라고 짚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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