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FC의 변화, '해외 합작'이 신의 한 수 됐다
[김종수 기자]
▲ 맥스FC는 어려운 국내 입식격투기 시장의 현실을 해외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풀어나가려는 시도를 펼쳐보이고 있다. |
ⓒ 맥스FC 제공 |
최근 몇 년을 기점으로는 색깔이 조금 달라졌다. 처음 기조로 가져갔던 스타발굴 시스템도 계속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질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각 해외 단체들과의 합작 대회 및 적극적인 선수 파견 등이 이를 입증한다. 실제로 넘버링 대회의 일부가 꾸준하게 해외에서 치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베트남 붕따우 더그랜드호트램(The Grand Ho Tram)에서도 'MAX FC 29 IN 베트남' 8개국 국가대항전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1, 2차 국가대항전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된 이번 3차 국가대항전은 각 나라의 A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는 평가다.
헤비급 장동민·페더급 강범준,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 입증
베트남 커키버팔로 김상범 대표와 맥스FC 이용복 대표가 합작해 개최한 이번 대회에는 한국, 베트남,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의 총 8개국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해 격전을 펼쳤다.
이날 7개의 메인 경기가 치러졌으며 한국에서는 헤비급 랭킹 1위 장동민(24·해운대팀매드), 3체급 챔피언 송재완(29·김해소룡), 페더급 랭킹 2위 강범준(26·인천야크짐), 킥복싱 챔피언 한준(27·청주팀버팔로)이 출전해 경기를 치렀다.
맥스FC 페더급 랭킹 2위 강범준은 말레이시아 베테랑 낙무아이(무에타이 선수) 모하맛 나즈만(26·말레이시아)과 대결을 펼쳤다. 1라운드는 나즈만이 복싱과 킥을 앞세워 압박을 시도하고, 강범준이 뒤로 빠지면서 로우킥으로 응수하는 양상을 띠었다. 나즈만이 적극적으로 들어갔고 강범준은 상대의 패턴을 읽어가면서 탐색하는 느낌이었다.
승부의 향방은 2라운드에서 갈렸다. 2라운드 초반 강범준의 오른발 하이킥이 나즈만의 안면에 제대로 적중됐다. 나즈만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듯 몸놀림이 급격하게 둔해졌고 이후 강범준이 강력하게 압박하는 장면이 여러번 연출됐다. 유리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강범준은 전진압박을 거듭하는 가운데 나즈만은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결국 승부는 강범준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3체급 챔피언 송재완은 킥복서 장보루(20·중국)와 대결을 펼쳤다. 1라운드 초반 팽팽한 탐색전도 잠시 장보루의 니킥이 송재완의 바디에 꽂히면서 흐름이 넘어갔다. 대미지를 입은 송재완은 밀리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1라운드 후반 장보루의 오른발 카프킥에 한 차례 다운을 빼앗기면서 경기는 크게 기울었다. 3라운드에 대미지를 어느 정도 회복한 송재완이 펀치를 앞세워 압박을 거듭하며 치고 나갔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지 못했고 장보루가 심판 판정 2:1로 승리를 가져갔다.
▲ 장동민(사진 왼쪽)은 맥스FC 헤비급 랭킹1위답게 강력한 킥파워를 앞세워 녹아웃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
ⓒ 맥스FC 제공 |
니세이는 충격을 받았고 스텝도 무뎌졌다. 장동민은 이를 놓치지 않고 스트레이트를 안면에 적중시키면서 다운을 빼앗아 흐름을 장악했다. 기세를 탄 장동민은 킥과 펀치 콤비네이션을 연거푸 쏟아내며 니세이를 전투불능 상태까지 몰아붙였고 결국 2라운드 ko승으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전체적 선수층의 업그레이드 효과 기대
2020년대 전까지만 해도 맥스FC는 스타 시스템에 많은 신경을 썼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아무래도 격투기는 마니아 스포츠의 성향이 강한지라 기량 여부를 떠나 대중들에게 알려진 파이터가 많아야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FC가 비난 여론 속에서도 몇몇 일부 선수들에게 과하게 힘을 실어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넓은 국내 입식선수층 만큼이나 개성과 기량을 겸비한 선수도 많이 나왔다. 초창기 푸시해줬던 '격투 여동생' 전슬기를 필두로 '스몰 이글' 김상재, '간호사 파이터' 김효선, '똑순이' 박성희, '불도저' 김소율, '슈슈' 문수빈, '다이어트 파이터' 최은지, '백곰' 권장원, '플라잉 젠틀맨' 명현만 그리고 단체 최초 두체급 챔피언 '코리안 비스트' 김준화까지 각각의 기량과 캐릭터를 겸비한 파이터들이 맥스FC의 선봉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단체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는 스타가 많지 않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겹쳤다. 스타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처음에 반짝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계속해서 얼굴을 비쳐야 확실하게 팬들에게 각인 될 수 있다. 결국 맥스FC는 특정 선수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지속적인 해외 단체와의 합작대회 개최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거기에 중국 무림풍, 일본 슛복싱 등 타 무대에 적극적으로 소속 선수들을 파견하며 기량 향상 및 경험 쌓기를 도왔다. 판은 깔아줄 테니 스스로 이름값을 높여보라는 방식으로 변화를 준 것이다. 입식격투기는 종합격투기에 비해 시장규모는 확실히 작다. 하지만 수련인구수 등 전체적인 잠재력에서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맥스FC의 다양한 시도가 그러한 변화의 발화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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