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게임백과사전] 게임에서 등장하는 한국의 모습은?
지난해 조선의 아름다움을 게임으로 완벽히 옮겨서 극찬을 받았던 ‘검은사막’의 아침의 나라가 더 화려해진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침의 나라 동해도는 ‘상당산성’, ‘죽녹원’, ‘사성암’, ‘한국민손촉’, ‘청해포구’ 등 지방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옮겨 극찬을 받았는데요, 이번에는 서울이네요. 우리에게 친숙한 ‘경복궁’을 비롯해 ‘광화문’, ‘창덕궁’, ‘근정전’, ‘경회루’ 등 조선시대 궁궐의 모습을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작년에 아침의 나라 동해도가 처음 나왔을 때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지만, 동해도를 이미 감상한 입장에서는 서울편이 이전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개발 실력을 더 키운 ‘검은사막’ 개발진들은 세세히 살펴볼수록 더욱 더 감탄이 나오도록 과거 한양의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육조거리를 지나면 광화문의 웅장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근정문을 지나면 근정전을 앞에 두고 고관대작들이 나열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근정문은 왕과 사신들만 드나들 수 있어서 다른 이들은 출입할 수 없었는데, 아침의 나라 서울에서도 옆으로 돌아가서 홍례문을 통해 이동하라고 안내하네요.
안으로 들어가면 웅장한 근정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게임이기 때문에 근정전 내부 어좌에도 앉아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9월부터는 경복궁 근정전 출입이 두달간 제한된다고 하니, 당분간 근정전을 가장 자세히 볼 수 있는 것은 아침의 나라 서울이 되겠네요.
구미호, 손각시, 두억시니 등 고전 설화를 체험할 수 있었던 스토리도 더욱 흥미진진해졌습니다. 이번에는 성춘향전, 서동전, 장화홍련전 등 좀 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들을 검은사막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냈습니다. 이제 막 열려서 많은 분들이 진행중이실텐데, 아침의 나라 동해도에서 만났던 돌쇠의 깜짝 변신처럼,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네요.
검은사막 모바일뿐만 아니라 검은사막 모바일에도 아침의 나라 서울이 추가됐습니다. 이번에 추가된 신규 캐릭터인 도사의 의상을 보면 조선 시대 시인이었던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글귀를 확인할 수 있고, 주무기인 환도에는 윤선도의 ‘산중신곡’ 중 ‘조무요’의 글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쓴 섬세함에 저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펄어비스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사들도 한국의 모습을 담은 게임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한국을 가장 잘 아는 게임사가 한국 게임사들이 당연한 일이겠죠. 서양 게임사들이 중세 시대 배경, 일본 게임사들이 일본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게임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아직도 많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 중 인상적인 몇가지를 뽑아보면 과거 삼국 시대를 배경으로 만든 천년의 신화가 있고, 서울 시내를 마음껏 질주할 수 있었던 시티레이서, 레이시티 등이 생각나네요.
특히, 시티레이서와 레이시티는 서울 시내를 실제 측정으로 똑같이 재현해서, 게임 속에서 자신이 사는 동네가 어떻게 재현되어있는지 구경하러 가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보다 더 대중적인 레이싱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카트라이더에서도 광화문, 해운대 등 주요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맵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었네요.
인디 게임이라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과거 독립 운동을 했더 위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MazM: 페치카’라는 게임도 있습니다. 배경은 한국이 아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이지만, 최재형, 안중근, 이위종 등 실제 독립운동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독립운동 시절은 한국이 가장 암울했던 시기이다보니 게임에서 다뤄진 적이 거의 없었는데, ‘MazM: 페치카’에 이어 LG유플러스가 기획 및 제작한 ‘알로하 독립RUN’, 팔일오닷컴의 ‘프로젝트 문화’ 시리즈 등 당시의 아픔을 담은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무척 반갑습니다. 가장 아픈 기억이지만, 절대 잊으면 안되는 기억이니까요.
그럼 한국이 등장한 해외 게임들은 없을까요? 신기하게도 꽤 많습니다. 프랑스 인디게임 스토디오인 노모어500이 개발한 수호신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일러스트부터 지극히 한국적인 작화이기 때문에, 국내 인디 게임사의 작품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 프랑스 게임사라는 것을 나중에 알고 깜짝 놀랐네요.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FPS 시리즈인 배틀필드2042는 송도국제도시를 배경으로 한 맵이 등장했습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했지만, 실제 송도센트럴파크 공원 인근에 있는 건물들을 똑같이 재현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GTA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게임플레이로 꾸준한 인기를 모았던 세인츠로우 시리즈에서도 한국이 등장합니다.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는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의 배경이 근미래의 서울이네요. 실제 서울과 똑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한국어 간판들을 보면 신기합니다. 세인츠로우 시리즈가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작품은 아니었는데, 서울을 배경으로 한 신작을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위에서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한 게임들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더 잘 안다뤄지고 있는 시대가 있습니다. 바로 625 전쟁입니다.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등은 너무 많이 나와서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고,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게임도 꽤 자주 등장했는데, 625 전쟁 소재는 거의 없습니다. 엄청난 희생에도 불구하고 휴전으로 끝나서 그런지, 해외에서는 ‘잊힌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최근 발표에 따르면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IL-2 슈투르모빅' 시리즈로 유명한 1C 게임 스튜디오가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 공중전 게임 ‘코리아 IL-2 시리즈’를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당시 한국 전쟁의 모습을 얼마나 잘 재현했을지 기대가 되네요.
이렇듯 한국 게임사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사에서도 한국을 소재로 한 게임들을 꽤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K팝과 K드라마가 해외에 알려지면서 한국 음식과 한복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나, 일본이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 닌자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한 것을 보면, 콘텐츠의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게임들이 더 많이 나와서 한국의 매력을 더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하네요. 한국을 배경으로 한 게임 얘기를 하자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 펄어비스의 기대작 ‘도깨비’인데요, 지난 게임스컴에서 화제가 됐던 영상만큼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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