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도 낮아요" 밤이면 몰린다…불법 차박 성지 된 한라산
이른바 '차박'을 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진 한라산국립공원이 불법 야영 행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 5건의 불법 야영 행위가 적발됐다. 불법 야영 행위는 자연공원법 위반으로 1차 20만원, 2차 30만원, 3차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유난히 무더운 올여름 밤, 캠핑카들이 기온이 서늘한 국립공원으로 몰리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캠핑카들이 국립공원 내 화장실과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야간에 불을 켜고 장시간 주차해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등 온라인에는 한라산 차박 관련 경험담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SNS 계정에 "어리목 입구 넓은 무료 주차장이 있는데 지난해 여름 장기간 차에서 숙박하면서 출퇴근했다. 화장실도 있고 고도가 높아 시원하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실제로 관리소 단속반이 새벽녘 불시 진행한 단속에서 텐트 등 야영 물품을 가지고 와 숙박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버너 등으로 불을 피워 식사를 해결하는 행위도 적발됐다.
한라산 산지와 중산간의 경우 기온이 해안가보다 10도가량 낮아 시원하다.
관리소 관계자는 "차박이 의심되면 단속에 앞서 이동 조치해달라고 한다"며 "이동 조치 권고를 받으면 캠핑카들이 이동했다가도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같은 장소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야영 행위 외에도 최근 들어서는 야간에 별자리를 보려고 다수의 사람이 돗자리를 펴고 국립공원 내 도롯가에 누워 있는 사례까지 있어 사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에서는 일부 해수욕장과 해안도로 등에서 캠핑카가 주차장 공간을 장기간 차지하면서 차에서 숙박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관리소는 향후 드론 등을 동원해 불법 야영, 야간 산행 등의 자연공원법 위반 행위를 단속할 방침이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국립공원 내에서 불법 야영 등 불법 무질서 행위들이 증가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불법·무질서 행위로 환경이 훼손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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