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우리카드 사장 남은 임기 넉 달…연임-교체 '기로'

황현욱 2024. 8. 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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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확 악화 속 실적 개선 '눈길'
연말 성적·높은 연체율 '우려'
문동권(왼쪽부터) 신한카드 사장과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각 사

신한·하나·우리카드 등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 사장들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과 교체 기로에 섰다. 전반적인 업황 악화에도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리며 이들 수장들의 대한 연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연말까지 남은 실적과 연체율에 대해선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연말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과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문 사장은 지난 2007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첫 내부 출신 사장이다. 지난해 취임 후 미래 먹거리인 '데이터 사업'에 확보에 나선 결과 이달 다양한 데이터 상품을 제공하는 '데이터바다'를 선보이는 등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

또 해외 카드결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지난 2월 막강한 혜택을 담은 '쏠 트래블' 카드를 출시하며 5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기며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를 턱밑까지 추격했단 평가를 받는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는 서비스 런칭 11개월만에 100만명을 넘긴 바 있다.

카드업황 전반적인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신한카드는 '1등 카드사' 답게 삼성카드의 추격을 뿌리치고 업계 선두를 지켰다.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793억원으로 1년 전 3169억원보다 19.7% 증가했다.

연체율 관리에도 선제적으로 나서며 1.44%를 기록하는 등 같은 기간 대비 0.01% 포인트(p) 상승에 그쳤다. 전 분기와 대비하면 0.12%p 하락했다.

2024년 상반기 금융지주계 카드사 당기순이익.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이 사장의 하나카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하나은행의 강점인 '외환'을 살린 '트래블로그'는 해외 체크카드 결제 시장에서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진 끄떡없단 평이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6월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달까지 환전 가능 통화를 58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주력상품인 '원더카드',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이드(JADE)'를 런칭하는 등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단 평이다. 하나카드는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실적 측면에서 우리카드를 따돌리고 역전에 성공했다.

하나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6% 폭증했다. 하나카드의 성장 폭은 카드사 중 제일 크다. 하나카드는 지난해에도 우리카드보다 많은 순익을 거뒀다. 2022년까지만 해도 우리카드의 순이익이 더 많았지만 순위가 바뀌게 됐고, 이 같은 흐름이 올해도 이어지는 형국이다.

다만 하나카드의 높은 연체율은 리스크로 꼽힌다. 하나카드의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1.83%로 전분기 대비 0.11%p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0.35%p 상승했다.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상황이다.

금융지주계 카드사 연체율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통상 금융지주계 계열사 사장은 기본 2년 임기동안 성과에 따라 1년 추가 임기를 부여받는다. 이점으로 볼 때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 문 사장과 이 사장의 1년 추가 연임의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박 사장의 연임은 불투명하단 평가다.

박 사장이 이끄는 우리카드의 사정은 좋지 않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7월 독자가맹점 운영을 개시했다. 출범 당시 가맹점은 130만개였다. 2023년 내 200만개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달 기준 190만개를 달성하며, 200만개를 아직 채우지 못했다.

당시 우리카드는 독자가맹점을 통해 수익이 늘어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했었지만, 더딘 가맹점 확보와 시스템 구축 비용으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단 평가다.

그간 우리카드는 가맹점 관리·모집 등의 업무를 BC카드에 위임해 왔다. 그러나 독자가맹점 시스템으로 재구축하며 발생하고 있는 비용과 업황 부진이 겹치며, 악화일로다.

이 여파 우리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이는 금융지주계 카드사들 중에서 같은 기간 대비 증가폭이 미미한 수준이다.

아울러 상승하는 연체율도 문제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1.73%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0.27%p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58%p 폭증했다. 금융지주계 카드사들이 연체율이 하락하는 와중 나홀로 연체율 상승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 구축은 수수료 지출을 줄일 수 있어 좋은 선택이었지만, 전반적인 업황 악화와 더불어 더딘 가맹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며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해 수익 개선을 꿰야한다"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카드사들의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기저효과 영향도 있고, 비용 효율화 성공 여부에 실적이 갈렸다"라며 "카드사 대표 연임 여부는 남은 하반기 실적과 연체율 관리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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