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교체돼도 협력 제도화…'캠프 데이비드 산파' 尹 역할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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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바이든 차례로 떠나
가장 먼저 '선수 교체'가 예정된 정상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다.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다음 달 말 열리는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지난 14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연임을 포기했다.
한·미·일 협력이 윤석열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건 사실 한·일 관계 개선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상당 부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 신뢰관계에 의존했던 한·일 관계 개선 흐름에 '포스트 기시다' 변수가 생긴 셈이다. 다만 다음 달 말 총재 선거 이후에도 일본은 자민당이 집권당의 지위를 유지하는 만큼 대(對) 한국 정책의 연속성이 어느 정도 보장될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사실상의 대형 리스크는 미국에서 올 수 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파전으로 구도가 굳어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월 끝난다. 이에 따라 캠프 데이비드 체제를 떠받친 '윤석열-바이든-기시다' 3국 정상의 '케미'를 차기 미국 대통령이 계승할지를 두고 관측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바이든 표 대외 정책을 순순히 이어받을 가능성은 작다는 지적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문재인 정부 시절 최저점을 찍은 한·일 관계에 발목 잡혀 3국 협력이 난항을 겪는 데 답답함을 토로한 게 사실이다. '캠프 데이비드'라는 이름은 바꾸더라도 방향성은 유지할 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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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으로 뿌리내려야"
전문가들은 한·미·일 협력의 진정한 제도화를 위해선 전통적인 안보 뿐 아니라 경제안보, 공급망, 기후·환경 등 다방면으로 협력의 뿌리가 뻗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홍석훈 국립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한·미·일 협력이 역내 안보는 물론 경제, 기술, 공급망, 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협력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태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도 "기존 한·미·일 협력이 북한 비핵화에 초점 맞췄던 것과 달리 글로벌 이슈까지 포괄하며 협력의 폭을 확장해야 한다"며 "역내 안보이슈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경제·기술·기후변화·인적 유대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협력체제로 나간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韓 적극성 띄어야"…국내 설득 과제
'캠프 데이비드 산파'의 마지막 주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의 역할론도 주목된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다자 정상회의 가운데 한·미·일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는 유엔 총회(다음 달·미국 뉴욕), 한-아세안 정상회의(10월 초·라오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11월·페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11월·브라질) 등이다. 특히 APEC 정상회의는 매년 미·중 정상 간 만남의 장으로도 주목받았는데 내년에는 한국 경주에서 열린다.
이와 관련,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잘 활용해 후속 회의도 의미 있게 잘 연결해야 한다"며 "미·일 정권 교체기를 맞아 이미 제도화된 한·미·일 협력을 앞으로도 공고히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한 국내 지지 기반이 약한 건 고질적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달 한·미·일이 체결한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 각서'는 공동 군사 훈련 정례화,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를 위한 소통·협력 강화 등 내용을 담은 3국 간 안보 분야의 최초 협력 각서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일각에선 이를 성과로 간주하기보단 '사실상 한·일 군사 동맹으로 나아가는 것 아니냐'는 반일 프레임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일 관계와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지난 16일, KBS 인터뷰)이라고 발언했다가 야권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한·일 관계, 더 나아가 한·미·일 협력에 대한 국내적 공감대 확보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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