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신드롬에 음주운전 찬물 끼얹은 장원삼

이준목 2024. 8. 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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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공식 사과, "운전면허 늦게 취득" 발언 재조명... <최강야구> 불명예 하차 1호

[이준목 기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 프로야구 투수 장원삼이 팬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장원삼은 지난 17일 부산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던 도중 뒤에 있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출동한 경찰은 장원삼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운전면허 취소 수준의 수치(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망하게 해 죄송"

장원삼은 음주운전 사고소식이 언론에 알려지고 하루 뒤인 18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리고,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여기서 장원삼은 "보도된 내용대로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낸 게 맞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사고 전날과 당일의 행적도 자세히 설명했다. 장원삼은 사고 전날 창원에서 지인들과 3차까지 늦은 술자리를 가졌고 새벽에 택시로 귀가했다. 수면 후 일정을 위해 차를 몰고 나왔다가 접촉사고를 냈다.

장원삼은 "저 혼자만의 안일한 생각과 행동으로 저와 사고가 나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며, 저로 인해 다시 한번 실망감과 차질을 드려 팬분들과 방송 관계자, 감독님, 선수들 협찬사와 광고주 등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정말 정이 많이 들었고 선수로서가 아닌 장원삼으로서 많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그래서 더 죄송하다. 더 많은 모습으로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장원삼이 돼야 했었는데, 실망하게 해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이후 JTBC '최강야구'는 19일 장원삼의 하차 소식을 알렸다. '최강야구' 측은 "장원삼은 최근 불미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하차하게 됐다"면서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며 책임을 통감, 제작진에게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다. 제작진은 본인 의사를 수렴하기로 결정했다. 장원삼 출연 분량은 최대한 편집해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원삼은 200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1라운드 89순위로 지명됐고, 경성대를 거쳐 2006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히어로즈(현 키움),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까지 KBO리그 통산 15시즌 동안 367경기에 등판해 121승 98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4.28의 기록을 남긴 정상급 좌완투수였다.

"선수시절 운전면허 늦게 취득..."

은퇴 후에는 2022년부터 JTBC 스포츠 예능 '최강야구'에 원년 멤버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록 부상과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3년 선배인 송승준과 함께 '경상도 건달즈', '슬레이트 요정' 등으로 불렸다. 특유의 걸쭉한 사투리 입담과 인간미 넘치는 매력으로 팀의 분위기메이커를 담당하면서 상당한 방송 분량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장원삼이 현역 시절에도 은퇴 후에도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야구 실력 이상으로 깔끔한 사생활과 모범적인 이미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장원삼은 모교 기부, 병원 도우미, 재능 기부,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에 참여하며 다양한 선행 활동을 이어와 큰 칭찬을 받기도 했다. 이미 현역 시절부터 애주가로 유명했지만 그동안 음주나 개인사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없었다.

하지만 은퇴 후 다시금 한창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던 시점에, 현역 시절에도 저지르지 않던 음주운전으로 본인 야구 인생에 오점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장원삼이 지난 6월 '최강야구' 동료이자 선배인 정근우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남긴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선수 시절에 운전면허를 늦게 취득했다"고 밝힌 장원삼은 "주변에서 모두 '너는 어렸을 때부터 운전했으면 무조건 일 하나 터졌을 거다. 운전 늦게 한 게 신의 한 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장원삼의 음주운전과 불명예 하차는 '최강야구' 신드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선수들이 다시 한번 야구에 열정을 불태우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올 시즌 '최강야구'는 11승 1패의 순항을 거듭하며 내년 시즌 프로그램 유지를 위한 목표승률 7할 달성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었다. 평소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선수들의 매력과 감동적인 스토리, 아마추어 야구의 매력을 알리는 측면 등에서 야구 이상의 '선한 영향력'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처럼 평생 공들여 잘 쌓아 올린 명예와 이미지도 한 번의 실수로 날아가는 건 순식간이다. 장원삼은 사실상 '최강야구' 사상 최초로 사건·사고로 낙마한 '불명예 하차 1호' 선수가 됐다. 원년 멤버 중 방출된 사례로는 심수창이 있지만 그는 부상과 제작진과의 불화로 인한 하차였기에 장원삼과는 사정이 다르다.

방송용 팀이기는 해도 엄연히 진지한 승부를 추구하던 '최강야구'에서 고참급 선수이자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던 장원삼의 사고는, 잘나가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큰 실망감을 남겼다. 프로팀에서도 사건·사고는 종종 일어나지만, 특히 '최강야구'가 은퇴한 레전드들을 주축으로 어린 유망주들과 야구계에 귀감이 되는 '롤모델'로서의 역할까지 해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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