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가스 사용량 '0'…1.7억 떼먹은 수상한 요양원 수법

김서원 2024. 8. 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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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경찰서가 구속송치한 성북구 정릉동의 요양원 대표 A씨가 감춰둔 진짜 계량기. A씨는 가스 검침을 피하기 위해 가짜 계량기를 설치하고 진짜 계량기는 요양원 주방 내 나무 패널로 만든 좁은 공간에 감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성북경찰서 제공

가짜 도시가스 계량기를 달아 1억7000만원 상당의 가스 요금을 내지 않은 요양원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성북구 정릉동의 한 요양원을 운영하는 대표 A씨(63)를 사기·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달 31일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6층짜리 건물의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도시가스 자가 검침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가스 사용량을 ‘0’이라고 거짓 통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지난 7년간 도시가스 검침원의 현장 검침을 막고 나무 패널로 만든 좁은 공간에 실제 계량기를 숨겨둔 뒤 가짜 계량기를 설치해 사용량을 조작했다고 한다.

이같은 수법으로 A씨가 7년 동안 내지 않은 가스 요금은 약 1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유독 가스 요금이 적게 나온다는 도시가스 업체의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코로나 시기엔 요양 환자들의 감염 위험이 있어 검침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A씨는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러 출동한 경찰관을 밀치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 기술이 없는 사람이 임의로 계량기를 교체하거나 밀폐된 공간에 은폐하는 것은 가스 폭발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며 “가스 검침원의 검침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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