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독립출판사의 앞선 안목, 이유를 알았습니다
[김규영 기자]
'책의 물성'을 주제로 프로파간다 출판사 대표를 초대해 우리가 북토크를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 반응은 둘로 갈렸다. '프로파간다'라는 이름은 처음 듣는다며 갸웃거리거나, 대표적인 독립출판물 출판사이니 탁월한 선택이라며 엄지를 내밀거나.
▲ 프로파간다 출판물 정담북클럽에서 프로파간다 출판물을 전시 감상하고 있다. |
ⓒ 김규영 |
8월의 첫 목요일. 휴가를 떠난 이들이 많아 '작가없이뒷담화'의 참여자는 평소보다 적었지만, 덕분에 카페를 오가는 사람들이 수 십종의 프로파간다 책들을 함께 살펴 볼 수 있었다.
"나는 좀비를 무서워하고 타투 같은 것도 싫어해요. 하지만 <좀비사전>(2016)이나 <문신유희>(2013) 같은 책들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래서 이런 책들을 만드는 출판사가 궁금해서 참석했어요."
한 참여자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되는무더위에도 불구하고, 8월 8일 '작가두고앞담화'에서 낮은 목소리를 이어가는 김광철 대표를 향한 참여자들 눈빛은 호기심으로 반짝거렸다.
그의 출판 인생
김광철 대표는 잡지 제작을 위해 2007년 프로파간다 출판사를 설립했다. 2012년부터 단행본 출판도 시작했지만, 본인이 잡지사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작업에는 저널리즘 사고가 기반에 깔려 있다고 한다. 사전과 도감류 그리고 아카이빙 작업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파간다'의 책은 기승전결의 선형적 흐름보다 팩트를 나열한 사전적 형식을 선호한다. 독자의 자율성을 존중하여 스스로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읽기를 기대한다. 평평한 구성이지만 정보 집적도가 매우 높다. 나 역시 같은 책을 읽어도 매번 다른 책을 읽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 프로파간다 출판물 정담북클럽 [작가없이뒷담화]에서 프로파간다 출판물을 전시. 감상하고 있다. |
ⓒ 김규영 |
참여자들이 인상적으로 꼽았던 책들도,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독특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었다.
신조어를 포함한 인터넷 용어들을 모은 <에센스 B국어사전>(2019), 셜록 홈즈와 소년 탐정 김전일 등 대중문화 속 탐정을 소개하고 해설하는 <탐정사전>(2014), 고등래퍼 출연자 인터뷰집 <비트주세요>(2018) 등이 그렇다.
큼직한 글자로 한국 영화사의 주요 대사들을 담고 있는 <대사극장>(2024)도 그러하다. 게다가 이 책은 890여쪽의 두툼한 두께의 A4 사이즈 판형으로 빨간 표지에 굵은 검정 제목이 강렬하게 시선을 빼앗는다.
▲ 정담북클럽 part.4 책의 물성 정담북클럽은 프로파간다 김광철 대표를 [작가두고앞담화] 시간에 초대하였다. |
ⓒ 문가은 |
'이상한 책을 만드는 이상한 사람 아니냐'며 고개를 갸웃거렸던 참여자들도 어느새 김광철 대표와 프로파간다가 군산에서 펼칠 행보에 대한 기대로 관심이 커졌다.
그는 이미 <군산 구도심 자영업 시각지도>(2023)를 선보였고 소통협력센터 군산과 협업하여 비매품<영화군산>과 <아틀라스 군산- 시티 가이드>를 제작한 바 있다. 필요가 아닌 순수한 호기심과 즐거움이 동력이 되었다. 그는 예각을 좁혀 대한민국의 한 부분에 돋보기를 들이밀고 있는 중이다.
▲ 프로파간다 출판사 김광철 대표 정담북클럽의 [작가두고앞담화]에 초대하였다. |
ⓒ 문가은 |
군산북페어 2024는 한국 북페어 생태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고 한다. 사고파는 시장이 아니라, 출판 창작자들의 활발한 교류를 통한 문화의 장을 세우고자 한다.
▲ 군산북페어 2024 2024년 8월 31일-9월 1일, 군산회관에서 군산북페어가 열린다. |
ⓒ 군산책문화발전소 |
8월 31일과 9월 1일, 군산회관(구 군산시민문화회관)에서 개최되는 군산북페어 2024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공식 홈페이지(http://gsbf.kr)에서 찾을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SNS 게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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