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보류' 셀트리온제약 "2030년 국내 톱5 제약사 도약" 비전 제시
셀트리온제약이 2030년까지 국내 5대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19일 발표했다. 회사의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부문별로 차별화한 성장전략을 기반으로 퀀텀 점프를 실현한다는 포부다.
셀트리온제약은 케미컬과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종합 제약사로서의 현재 역량을 면밀히 진단하고 ▲제조 ▲연구 ▲영업 부문별 세부 도전 과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번 비전을 제시했다.
제조 부문에서는 핵심 시설인 청주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청주공장은 미국, 유럽, 일본, 브라질 등 국제기관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한 그룹사 내 케미컬 제품의 핵심 생산기지다. 연간 1600만 시린지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프리필드시린지(PFS, 사전 충전형 주사기) 생산시설도 확보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올해부터는 본격 상업화 생산에 들어간 PFS제형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을 점차 높여 성장에 속력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빠르게 늘어나는 PFS제형 의약품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청주공장 내 약 1만3500㎡(4100평)의 여유 부지를 활용한 추가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현재의 최대 3배로 확대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생산능력과 글로벌 인증 획득을 바탕으로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연구개발(R&D) 측면에서는 전문 인력을 보강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및 신약 플랫폼 기술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청주에 있던 R&D 조직을 확대 개편해 인천 송도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로 이전 배치하고, 소속도 기존 제조 부문 산하에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상했다. 향후 신약 플랫폼 기술뿐 아니라 혁신 신약까지 개발해 기술이전으로 매출을 높이는 신약 개발 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영업 측면에서는 케미컬 및 바이오 의약품의 품목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국내 시장에 공급 중인 셀트리온의 램시마, 유플라이마 등 6개의 바이오시밀러 품목을 오는 2030년까지 총 22개 제품으로 크게 확대하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테키마, 안과 질환 치료제 아이덴젤트, 알레르기성 천식치료제 옴리클로가 국내 허가를 마치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케미컬 의약품 부문에서는 연구소 자체 개발과 적극적인 기술도입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추가 확보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이번 비전 제시는 최근 셀트리온과의 합병이 보류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과의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셀트리온 주주 중 최대 96%가 합병에 반대하면서 지난 16일 현시점에서는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반대 의견을 낸 셀트리온 주주 중 다수는 '합병비율에 불만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양사가 모두 상장사인 만큼 합병 시 합병비율은 주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많은 셀트리온 주주들은 현재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보고 합병 시 셀트리온 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들은 이번 합병 관련 설문조사에서 합병 추진 시 필요한 선결 조건으로 '셀트리온 주가 상승 또는 양사 간 합병비율 감소'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된 역량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지난 5년간 매출액이 약 2배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다변화된 포트폴리오와 매출 구조를 갖춘 종합제약사로서 이 같은 성장세를 지속 재현하고 2030년까지 국내 상위 5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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