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in]“금호건설 ‘아테라’ 2년 아껴둔 이유는요”
기존 '어울림' 중위권 브랜드 정체, 교체 필요성↑
고금리·경기침체로 브랜드 론칭 미뤘다가
올해 초 공개, 시장 회복·랜드마크 사업장 계기
"소비자 만족 위해 브랜드 관리에 총력"
금호건설의 새로운 주거 브랜드 아테라(ARTERA)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브랜드 개발에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 등이 신규 브랜드의 시작을 막아섰다. 지난 2021년 사명을 변경하며 함께 이뤄졌어야 할 금호건설의 새로운 주거 브랜드 탄생은 이 같은 이유로 2년간의 긴 태동기를 거치게 됐다.
‘아테라’ 기획·제작을 총괄한 송정 금호건설 주택사업관리팀장(수석매니저)은 "신규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해서는 론칭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올해 초 론칭을 결심한 순간에도 굉장히 불안했지만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첫 프로젝트를 믿고 밀고 나갔다"고 19일 밝혔다.
올 들어 부동산 시장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아테라’가 처음 적용되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에 자신감이 있었다. 충북 청주시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청주테크노폴리스’에 공급되는 데다 상품 설계 등에 공을 들여 청약 흥행을 기대해볼 만했다. 송 팀장은 "랜드마크 사업지에 분양해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자 했다"며 "분양 광고도 따로 안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전략은 통했다. 지난달 3일 진행된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 1순위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47.4대 1(521가구 모집에 2만4692건 접수)을 기록했다. 2주 만에 ‘조기 완판(완전 판매)’에도 성공했다. 이번 달 6일 분양한 경기 고양시 ‘고양 장항 아테라’ 역시 1순위 청약 경쟁률 평균 30.7대 1로, 고양시 장항지구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송 팀장은 "앞으로도 지역 내 거점 입지 공급, 상품성 차별화 전략을 펼쳐 브랜드 위상을 빠르게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주거 브랜드의 교체는 금호건설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금호건설은 ‘금호아파트’, ‘금호타운’, ‘금호베스트빌’을 거쳐 최근까지 ‘리첸시아(주상복합 프리미엄 아파트)’, ‘어울림(일반 아파트)’ 브랜드로 내실을 다져왔다. 그러나 ‘어울림’은 중위권 건설사 브랜드로 정체돼 있었고, ‘리첸시아’는 금호건설의 브랜드라는 인식이 약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건설은 2021년 변화의 전기를 맞게 됐다. 갈수록 아파트 브랜드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수주 성장을 위해 브랜드를 교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20년 만에 새로운 주거브랜드 탄생은 치열한 협의의 결과였다. 브랜드 개발을 위해 구성된 테스크포스(TF)팀은 주택사업관리팀, 상품설계팀, 분양팀, 홍보팀, 전략기획팀, 건축공사관리팀 등 주요 7개 부서 핵심 실무자 15여명이 투입돼 매주 정기회의를 했다. 송 팀장은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며 "고객 만족도를 올리기 위해 BI(브랜드 아이덴티티), 로고, 외관 디자인, 조경 등에 대한 회의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아테라가 탄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금호건설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한 올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7000가구를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에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물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을 비롯해 경기 평택 고덕국제도시, 충남 천안 봉명지구 등이 포함돼 있다. 송 팀장은 "성공적 론칭을 했으니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브랜드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면서 "이를 통해 잠깐 빛을 발하고 사라지는 브랜드가 아닌 오랜 기간 좋은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송 팀장은 2003년 금호건설에 입사해 20년 넘게 주택사업부에 몸담은 주택 전문가다. 입사 첫해 ‘어울림’ 브랜드의 탄생을 지켜봤고 약 20년 만에 신규 브랜드 ‘아테라’ 론칭을 총지휘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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