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성폭행 후 살해된 女수련의…"12년전 악몽 떠올라" 印 발칵
인도의 한 국립병원 수련의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사건으로 일부 수련의들의 비응급 의료 서비스 거부 등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의사협회(IMA)는 이날 오전 6시로 24시간 의사 파업을 종료하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병원 직원들이 공항과 유사한 보안 절차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IMA는 “모든 의료 전문가는 직장에서 평화로운 분위기, 안전, 보안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파업 후 병원들은 정상 운영을 재개했지만 수련의들은 비응급 의료 서비스 거부는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인도 동부 서벵골주 주도 콜카타 소재 국립병원에서 한 여성 수련의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용의자는 병원에서 안내원으로 근무하던 남성으로 특정됐다. 용의자는 현재 경찰에 체포된 상태다.
유가족은 집단 성폭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의사들도 제대로 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2012년 12월 수도 뉴델리 시내버스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및 살해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사건 이후 형법이 강화됐지만 인도 여성들은 계속해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全)인도 레지던트 및 주니어 의사 공동 행동 포럼’은 당국이 철저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72시간 기한으로 전국적인 업무 중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응급 환자를 위한 의료 서비스는 제공하지만, 외래 진료나 일상적인 병동 업무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뎅기열과 말라리아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면서 의료 전문가 보호 개선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인도에선 의사의 경우 환자 가족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IMA에 따르면 병원에서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의사가 7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사들은 이번 시위에서 직장 내 폭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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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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