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서 회수 포기한 대출만 2조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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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금융그룹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 가운데 아예 회수를 포기한 금액이 한 해 동안에만 50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여신 중 추정손실로 분류된 액수는 총 2조19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5641억원) 늘었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추정손실 여신이 861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3.8%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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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發 부실 확산 피하기 어렵지만
악성 채권 쌓이는 현실 탓 우려 증폭
국내 4대 금융그룹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 가운데 아예 회수를 포기한 금액이 한 해 동안에만 50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고금리 터널 속에서 대출의 질이 눈에 띄게 나빠지는 모습이다.
대출의 질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점도 걱정거리지만, 이처럼 최악의 상황에 빠진 악성 채권이 쌓이는 현실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여신 중 추정손실로 분류된 액수는 총 2조19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5641억원) 늘었다.
추정손실은 금융사 입장에서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로 구분해 둔 여신을 일컫는 표현이다. 금융사들은 빌려준 돈인 여신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최하 단계에 속한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추정손실 여신이 861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3.8%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금융 역시 5320억원으로, 하나금융은 3180억원으로 각각 39.7%와 20.02%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KB금융의 추정손실 여신도 4868억원으로 66.1% 증가했다.
이처럼 악성 채권이 쌓이고 있는 배경에는 고금리 여파가 자리하고 있다. 높아진 금리로 대출 상환에 차질을 빚는 차주가 많아지면서 금융사의 여신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주는 형국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고금리 여파로 추정손실뿐 아니라 부실채권 전체도 몸집을 불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의 고정이하여신은 10조4192억원으로 47.5%나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금융사의 자산 분류 기준 가운데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우선 KB금융의 고정이하여신이 3조920억원으로 64.7%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 역시 2조8124억원으로, 하나금융은 2조3671억원으로 각각 38.6%와 34.5%씩 관련 액수가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고정이하여신도 2조1477억원으로 53.7% 늘었다.
이같은 부실채권 중에서도 추정손실이 누적되는 상황은 금융사에게 한층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가장 질이 나쁜 여신인 만큼 전액을 충당금으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금리 인하 타이밍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인 대목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들어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음을 공개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내년부터는 여신 건전성도 개선 흐름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도 "이미 회수 불능 상태에 빠진 추정손실 여신과 같은 경우는 회복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금융사는 물론 차주를 위해서라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의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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