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 노린 '제4인뱅'…농협도 인터넷뱅크 전쟁 참전
NH농협은행이 제4인터넷전문은행(4인뱅) 인가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참여 방식을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우리에 이어 세 번째다. 4인뱅 경쟁이 주요 시중은행 자본력을 등에 업은 ‘쩐의 전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H농협, 4인뱅 참여 방식 컨설팅 맡겨”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최근 4인뱅 인가 참여 방식을 놓고 외부 컨설팅 업체에 자문을 맡겼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NH농협은행이 내부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은 확정했고, 어떤 컨소시엄에 들어갈지 정하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만 4인뱅 참여 여부에 대해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 결정된 사항이 없어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현재 금융당국이 인가한 인뱅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3개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 독과점을 깨라”고 지시한 이후 4번째 인뱅 인가 논의가 본격 진행됐다.
NH농협은행의 4인뱅 참여는 다른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기존 컨소시엄에 투자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어떤 컨소시엄에 들어갈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신한이나 우리은행이 투자한 컨소시엄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유력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가 후에도 증자 등을 통해 계속해서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은행과 함께 투자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원하는 것 같다”고 했다.
디지털 금융 경쟁력 확보, 투자 수익 노려
NH농협은행이 4인뱅 참여를 결정한 것은 상대적으로 약한 디지털 금융 경쟁력 때문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디지털 금융에 진출하는 것보다 이미 이 분야에 익숙한 핀테크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이번 4인뱅이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에 특화해 인가를 추진할 예정인 만큼, 농식품 금융을 추구하는 NH농협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앞선 인뱅들의 투자 사례를 볼 때 투자 성공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은 2016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2293억원으로 지분 8.02%를 확보했다. 이후 2022년 8월에 지분 3.14%를 매각, 4251억원의 수익을 냈다. 케이뱅크에 투자한 우리은행도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 막대한 투자 수익이 기대된다.
“4인뱅, 수조원 필요”…NH농협 가세에 2파전 흔들
NH농협은행이 4인뱅에 가세하면서 신한과 우리 중심으로 짜여 있던 2파전 경쟁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4인뱅 인가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컨소시업은 크게 4곳(KCD뱅크‧더존뱅크‧유뱅크‧소소뱅크)이다. 이 중 한국신용데이터가 이끌고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등이 참여하는 KCD뱅크와 더존비즈온이 주도하며 신한은행이 투자를 검토 중인 더존뱅크가 현재로써는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이 중 한 곳에 추가로 참여한다면 해당 컨소시엄은 자본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4인뱅 인가에서 자본력은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로 꼽힌다. 4인뱅 인가에 적극적이지 않은 금융당국이 인가의 필수 조건으로 탄탄한 자본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인뱅의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금융당국과 업계에서는 최소 수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하반기 4인뱅 인가 기준 내놓을 듯
다만, 4인뱅이 실제 인가가 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추가 대출 공급 등의 우려로 신규 인뱅 인가에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금융위원회는 오는 연말까지 4인뱅 인가 기준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은 소비자 편익 증진,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취임하면 인가·심사 기준을 검토해서 하반기에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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