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미남으로 불렸지만… ‘배우’로 살았다

임세정 2024. 8. 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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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대표하는 유명 배우 알랭 들롱이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들롱의 자녀들은 성명을 동해 "알랭 파비앙, 아누슈카, 앙토니, 루보(들롱의 반려견)는 아버지의 별세를 발표하게 돼 매우 슬프다"며 "아버지는 자택에서 세 자녀와 가족들이 함께 있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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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들롱 별세… 향년 88세

1960년 ‘태양은 가득히’ 스타덤
50여년간 영화 90여편 출연
‘프렌치 누아르’ 황금기 이끌어
알랭 들롱을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려준 영화 ‘태양은 가득히’의 한 장면. 들롱은 신분 상승의 욕구에 사로잡힌 가난한 청년 리플리 역을 맡아 ‘세기의 미남’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유명 배우 알랭 들롱이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들롱의 자녀들은 성명을 동해 “알랭 파비앙, 아누슈카, 앙토니, 루보(들롱의 반려견)는 아버지의 별세를 발표하게 돼 매우 슬프다”며 “아버지는 자택에서 세 자녀와 가족들이 함께 있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35년 프랑스 파리 교외 소도시에서 태어난 들롱은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하고 각각 재혼하면서 다른 집으로 입양됐다.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17세에 프랑스 해군에 입대했다가 1956년 불명예 제대했다.

들롱은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했다.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신분 상승의 욕구에 사로잡힌 가난한 청년 역할로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올라 ‘세기의 미남’이란 별명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들롱은 이후 ‘프렌치 누아르’의 대명사로 불리며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들롱은 50여년 간 9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태양은 가득히’를 비롯해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 ‘태양은 외로워’(1962), ‘볼사리노’(1970), ‘조로’(1975), ‘카사노바’(1991) 등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1985년 제10회 세자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1995년 제4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2012년 제65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2019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1991년에는 프랑스 최고위 훈장인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들롱은 1999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했으며 2019년 8월 뇌졸중으로 입원해 수술받은 이후 요양 생활을 해왔다. 그가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춘 것은 2019년 5월 칸 국제영화제가 마지막이다. 들롱의 아들 앙토니는 2022년 프랑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들롱이 향후 건강이 더 나빠질 경우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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