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vs 45%' 상승세 탄 해리스…대관식 이후 본격 시험대
해리스, 양자·다자대결서 모두 트럼프에 우위
실력 검증 기회 없어…전당대회 후 검증 본격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관식인 민주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지지율 조사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질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다만 일시적인 '허니문 효과'가 있을 수 있고,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우위가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11월 대선에서 두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려면 다음 날 열리는 전당대회를 첫 시험대로 대선까지 남은 약 80일동안 자신만의 정책과 국정 운영 구상 등 실력을 증명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지난 13~19일 전국 성인 2336명(등록유권자 1975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9%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5%)을 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오차범위 ±2.5%포인트).
직전 7월 조사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각 46%로 동률을 이뤘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 포기로 민주당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다.
무소속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를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47%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4%)을 3%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율은 5%로 집계됐다.
WP는 해리스 부통령이 지지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격차인 4.5%포인트 보다 작다고 짚었다. 이번 여론조사가 전국 지지율만을 조사했다는 점에서 등록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WP는 "바이든이 7월 경선에서 사퇴한 이후 선거 역학관계가 바뀌었지만 11월 선거에서 접전이 예상된다"며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7개 경합주에서 누가 승리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44%는 이번 대선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이뤄지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직전 7월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8%만이 만족한다고 답변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의 태도 변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대선 대진표에 만족한다고 답한 민주당 지지자는 60%로 지난달 조사(20%)를 크게 앞섰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의 대선 구도 만족도는 지난달 50%에서 이달 48%로 하락했다.
러닝 메이트인 부통령 후보자 호감도 역시 민주당이 앞섰다. 민주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39%로 공화당 후보인 J.D. 밴스 연방상원의원(오하이오, 32%) 보다 높았다.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와 인플레이션 대응 능력에서 신뢰도가 각각 46%, 45%를 기록해 해리스 부통령(37%, 36%)에 우위를 점했다. 이민 정책에 대한 신뢰도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6%로 해리스 부통령(36%)을 앞질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지력 논란으로 사퇴한 이후 등판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 대선 승리를 좌우하는 경합주에서도 선전해 승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 지지율 우위가 오차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초박빙 구도를 이룰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이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19~22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공식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연설자로 단상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해리스 부통령의 실력을 검증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언론의 평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전당대회를 첫 시험대로 자신의 정책 구상과 비전을 발표하는 등 대선 후보로서 능력과 자질을 본격적으로 증명해야 할 전망이다. 특히 9월10일 예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 TV 토론 역시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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