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빠르게·전자보호막’… 우크라이나 연승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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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연전연승한 배경에 비밀 엄수, 속도전과 더불어 전파 방해로 적을 교란한 전자전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신감을 얻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국들을 향해 러시아 본토 내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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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통신·드론 무력화하며 진격 가능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 서방에 요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연전연승한 배경에 비밀 엄수, 속도전과 더불어 전파 방해로 적을 교란한 전자전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신감을 얻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국들을 향해 러시아 본토 내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속도와 규모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외국 군대에 영토를 침공당한 러시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며 “그 배경에는 비밀 엄수와 속도전, 전파 방해 전략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러시아 본토 공격을 개시하면서 보병과 기계화 병력보다 먼저 전자전 부대를 투입했다. 전자전 부대는 침투한 곳에서 전파를 교란해 러시아군의 통신 장비와 드론(무인기)을 무력화했다. 그 결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작전 수행을 방해하기 위한 통신 차단에도 실패했다. WSJ은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을 넘어올 때 러시아군 부대 일부는 통신 체계와 드론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전자전 부대 선제 투입은 흔하지 않은 전략으로, 우크라이나군은 그 덕에 보호막을 형성하며 진격하는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WSJ은 전자전 외에도 작전 개시 직전까지 병사들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철저했던 비밀 유지, 사령부에서 드론을 먼저 띄워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전차를 기동력 있게 진격시킨 속도전을 러시아 본토 공격 성공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우크라이나 44포병여단의 한 대원은 “작전 개시를 수일 앞두고 접경지 수미에 올 때까지 우리의 임무를 몰랐다”고 말했다.
CNN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성공한 배경으로 대공 방어, 포병 지원, 열 감지 드론 회피용 단열 방탄복 착용과 함께 전파 방해를 꼽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6일 쿠르스크주 글루시코보 마을 근처 다리를 파괴한 데 이어 18일에도 같은 세임강을 지나는 다리 1개를 제거해 “적의 병참 능력을 계속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공격 열흘째인 지난 15일까지 국경에서 35㎞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해 1150㎢에서 82개 마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진격 속도를 더 높이기 위해 서방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무기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연설에서 “작전이 우리의 예상대로 정확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하고 전략적인 문제의 해법은 장거리 능력에 있다.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 대담한 결정의 필요성을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사거리 250㎞ 이상의 장거리미사일을 지원하면서 러시아 본토 타격을 금지한 미국·영국·프랑스에 사용 승인을 받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임박한 위협이 없는 한 우크라이나 영외 공격을 장려하지 않고 허용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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