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전대기간 반전시위 예고…‘1968년 악몽’에 떠는 시카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대선 출정식이 될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리노이주 시카고가 들썩이고 있다. 19~22일(현지시간) 전당대회가 열리는 시카고에는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약 4700명의 당 대의원, 1만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 미디어 취재진 등 수만 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대 기간에 맞춰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대규모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반대 시위를 예고했다. 미 전역에서 200개 이상 단체가 참가한 ‘DNC 행진(March on the DNC)’은 전대 첫날과 마지막 날 수만 명이 참여하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행진’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자나 성소수자 권리를 요구하는 주장도 이 기간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시위 참가자들이 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라서 외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해리스 대선후보 옹립식’으로 치르면서 컨벤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던 전당대회가 시위로 얼룩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베트남 반전 시위가 한창이던 1968년 반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유혈 사태로 번진 ‘피의 전당대회’가 56년 만에 재현될지 우려하고 있다.
시카고시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치안 강화에 나섰다. 전대 주 행사장인 유나이티드센터 주변 도로는 17일 오후 7시부터 폐쇄됐고, 행사장 인근 도로 곳곳에는 펜스가 설치돼 자동차 운행을 막았다. 행사장 인근 지역에서는 차량 검색이 진행되고 보행자 출입도 제한하고 있다.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이 총출동한다. 마지막 날인 22일 해리스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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