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쓰세요” 대한항공·아시아나 미사용 3.5조원

권중혁 2024. 8.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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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합산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결합 절차가 진행 중인 두 회사의 승객 규모는 코로나19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마일리지를 이용한 항공권 구매가 늘어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각 2조5278억원, 9758억원으로, 이를 합산하면 총 3조5486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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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합산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결합 절차가 진행 중인 두 회사의 승객 규모는 코로나19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마일리지를 이용한 항공권 구매가 늘어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각 2조5278억원, 9758억원으로, 이를 합산하면 총 3조54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연’은 수익이나 비용을 실제 발생 시점이 아니라 미래의 특정 시점에 인식하는 회계 원칙으로,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고객이 추후 마일리지를 사용해 항공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점에 수익으로 인식한다. 이연수익이 쌓인 만큼 마일리지가 쌓인 셈으로, 재무제표 상 ‘부채’로 간주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말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은 15.2%, 아시아나항공은 38.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는 각 4.5%, 3.5% 이연수익이 늘었다.

이연수익 증가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이후 마일리지 사용 유효기간을 연장한 조치가 꼽힌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시기부터 3년 넘게 운항이 제한되면서 소멸 예정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최대 3년 연장한 바 있다. 양사는 2008년 7월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에 대해서는 10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있다.

다만 마일리지 좌석 공급을 늘리면서 ‘보너스 승객 탑승 거리(BPK)’는 꾸준히 증가해왔다고 두 회사는 전했다. BPK는 마일리지 항공권을 쓴 여객 수(보너스 승객 수)를 운항 구간의 거리와 곱한 수치를 모두 합한 것이다.

올 상반기 대한항공의 BPK는 41억700만인(人)㎞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8% 늘었다. 아시아나항공도 17억인㎞로 1년 새 26.4% 늘었다.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각 32.1%, 28.4% 증가했다.

마일리지 소진 촉진을 위해 항공권 외 사용처도 확대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GS리테일과 마일리지 사용을 포함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편의점 GS25·슈퍼마켓 GS더프레시·홈쇼핑 GS샵 등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판매처는 결제 금액에 비례해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영화관·마트·리조트·여행사 등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던 기존 제휴 서비스를 종료하고, 다음 달 10일부터 마일리지를 직접 쓸 수 있는 ‘마일리지 쇼핑몰’(가칭)을 도입하고 제휴 브랜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제휴 브랜드에서의 마일리지 가치는 항공권 구매 시보다 떨어진다. 이 때문에 마일리지 사용 서비스 확대가 두 항공사가 통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무 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부채를 축소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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