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중요한 건 일본 마음' 발언, 자신감 기반한 한일관계 취지"

野 비판에 "식민지배 사과 피로감 쌓여"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 긴장하게 만들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며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한일관계에 대해 "중요한 건 일본 마음"이라고 발언하면서 야당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대통령실은 18일 "일본이 한국을 경외하고 자발적으로 협력하도록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앞뒤 맥락을 잘 이해하면 충분히 공감이 가실 것"이라면서 "일본이 우리를 존중하고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 긴장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은 지난 16일 KBS에 출연,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일본 과거사 문제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는 질의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또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다면 엄중하게 따져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며 "마음이 없는 사람을 억지로 다그쳐 사과를 받아내는 게 과연 진정한가"라고 언급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김 차장이 윤석열 정권의 국가관이 친일 매국임을 자백했다"면서 "국민의 요구와 목소리에는 귀를 틀어막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은 마음을 헤아려 대변해주고 있으니 황당무계하다. 가해자가 사과를 거부하면 죄를 묻지 않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정의관이냐"고 비난했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1주년 한미일 협력 성과 브리핑하는 김태효 1차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65년 한일 국교 수립 이후 수십 차례에 걸쳐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가 있었고, 그 피로감이 많이 쌓여있다”며 "한일 간에 우리가 필요한 과거사 문제는 윤석열 정부도 적극적으로 개진하면서 일본과 풀어가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사 문제와 병행해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한일, 한미일 관계가 우리 대한민국 기업과 국민에게 안겨다 주는 혜택과 기회 요인들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3월 12년 만에 한일 관계 개선이 없었다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가 없었을 것이고, 기회 요인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우리를 존중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여기면서 긴장하게 하고, 글로벌 질서에서 캠프 데이비드를 주도해 나가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여러 가지 적극적인 역할을 펴는 모습을 경외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이 서로 공동이익을 만들고,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자발적인 한국에 대한 협력을 도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일본의 마음을 우리가 움직일 수 있어야 된다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으로 청년들이 자신감을 갖고 일본을 대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의 혜택을 무시하지 말고 함께 평가하면서 자신감에 기반한 한일 관계를 구축한다, 이런 뜻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