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피비린내 멈추나…美, 새 휴전안 제시 '막판 조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오는 21일 재개된다. 미국·이집트·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지난 15·16일 이틀간의 휴전 회담에서 제기된 새로운 휴전안을 놓고 최종 타결을 위한 막판 조율에 돌입했다. 오는 한 주가 지난해 10월7일 시작돼 10개월 넘게 이어져온 가자전쟁을 멈추게 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이·하 양측에 '다리를 놓는 중재안' 제시
1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오는 21·22일 이틀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미국·이집트·카타르 등 3개 중재국 대표단과 이스라엘 대표단이 휴전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이집트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현재 이들은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머물며 휴전 합의에 필요한 ‘기술적 쟁점’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들 4개국은 도하에서 15·16일 이틀간 휴전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의 다른 축인 하마스는 도하의 회담장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채, 외부에서 협상 내용을 전달받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마스의 불참으로 휴전 회담에 대한 기대가 낮았지만, 16일 회담을 마친 3개 중재국 대표는 “아주 진지하고 건설적인 내용이 오갔다”면서 “(미국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쪽에 다리를 놓는 새로운 중재안(bridging proposal)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새로운 중재안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남아있는 격차를 모두 메우는 것”이라며 “특히 하마스가 석방할 인질 명단과 석방 순서는 물론, 이에 맞춰 이스라엘이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명단과 숫자를 조율하는 게 골자”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왈라뉴스는 하마스가 6주간의 휴전 기간 더 많은 인질을 석방한다면 이스라엘도 기존에 테러리스트로 분류해 ‘석방 거부’ 명단에 포함시켰던 팔레스타인 수감자까지 일부 풀어줄 용의가 있다는 내용도 새 중재안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가자-이집트 국경에 대한 통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한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휴전 협상 진전은 환상" 일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새 중재안을 토대로 카이로의 휴전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바이든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 몇가지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기회가 왔다. 타결까지 어느 때보다 가까이 왔다”며 “포괄적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정이 이제 눈앞에 다가왔으므로, 이 지역(중동)의 누구도 이를 훼손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내놨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도하 회담에서 돌아온 협상 대표단은 이번 미국의 새로운 제안에 이스라엘이 수용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미국을 포함한 중재국들이 하마스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만큼, 하마스가 미국의 제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철회해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란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하마스는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낙관론을 일축했다. 지하드 타하 하마스 대변인은 알자지라TV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휴전 회담에 조건을 추가했고, 네타냐후는 그 조건을 이용해 휴전 협상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17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을 찾았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등과 만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휴전안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과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날 가디언에 공동 기고문을 게재해 “중동에서 전면전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오직 외교적 해법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휴전 협상 중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계속됐다. 이날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중심부 공습으로 최소 1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같은날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제닌 지역을 공습해 하마스의 고위 관계자 2명이 사살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남부에서도 이스라엘 공습이 이어져 10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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