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체 노출 영상" 나는 신이다 PD 송치…유사 사건들은 무혐의

이찬규 2024. 8. 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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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경찰서는 조성현 PD를 성폭력특별법상 카메라등 촬영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지난 14일 불구속 송치했다. 조 PD는 ‘나는 신이다’ 2화에서 JMS 여신도 신체가 나오는 영상을 당사자 허락 없이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 넷플릭스 캡쳐

정명석(79)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여신도 성폭행 의혹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제작 PD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하지만 앞서 경찰·검찰이 유사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조성현 PD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지난 14일 불구속 송치했다. 조 PD는 ‘나는 신이다’에서 JMS 여성 신도의 신체가 나오는 영상을 당사자 허락 없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성폭력처벌법 14조 2·3항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영상을 대상자 의사에 반해 반포·상영하거나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퍼뜨릴 경우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다큐멘터리엔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된 여성 10여 명이 나온다. 이 영상은 JMS 측이 정씨를 위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JMS 측은 영상 속 신도 중 2명의 진술을 담아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사람의 신체가 담긴 영상을 배포했다”며 조 PD를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6월 조 PD를 한 차례 조사한 뒤 당사자 허락 없이 나체 영상을 공개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익적 목적을 고려해도 실질적으로 위법하지 않다고 인정할만한 사유가 없다”며 “꼭 자극적인 영상을 써야만 공익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조성현 PD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을 각인시키고, 다수 JMS 신도를 탈퇴시키는 등 공익성을 실현했다”며 “앞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을 압박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고, 이는 공익적으로 큰 손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한 조 PD의 모습, 김종호 기자

조 PD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을 각인시키고 많은 신도를 JMS에서 탈퇴시키는 등 공익성을 실현했다”며 “법원도 공익성을 고려해 JMS 측이 냈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고 반발했다. 또 “앞으로 문제와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을 압박하는 선례가 돼 공익적으로도 큰 손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PD는 해당 다큐로 지난해 12월 방송영상산업발전유공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경찰·검찰, 비슷한 사건 무혐의…방통위도 “공익성 인정”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를 포함해 자신을 ‘메시아’라고 주장한 4명의 인물을 조명했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앞서 경찰과 검찰은 같은 영상을 유포한 혐의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봤다. 2018년 수원지검은 영상 속 여성 신도의 신체가 나온 화면을 전단지에 담아 배포한 혐의(음화반포, 명예훼손)를 받던 A씨에 대해 “추가 피해를 유의하라는 취지가 주된 내용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2021년 일산동부경찰서는 해당 영상을 JMS 반대 카페에 올린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를 받는 B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영상 속 여성을 비방할 목적이 없고, 특정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였다. 2012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영상을 게재한 사이트를 차단해달라는 진정을 공익성을 이유로 기각하기도 했다.

JMS 정명석 조력자 기소 관련 대전지검 브리핑 자료. 정씨는 지난해 12월 징역 23년을 선고 받고, 항소했다. 대전지검 제공

법조계 등에선 이번 송치 결정을 두고 공익성을 간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부장급 검사는 “정씨가 1심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는 등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공적 이익이 사적 피해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성범죄 의혹 고발 등을 축소 시킬 우려가 있다”며 “다만 신체가 여과 없이 방영된 것에 대해선 공개 범위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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