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확산 '엠폭스'…국내 환자, 작년 10% 못 미치지만 "검역 강화"
세계보건기구(WHO)가 '엠폭스'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포함에 따라 질병관리청도 검역 등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국내 엠폭스 환자 규모는 작년 연간 환자의 10% 아래지만, 글로벌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최근 엠폭스가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다시 퍼지면서 WHO는 14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위기 상황이라고 선포했다.
다만 국내 감염은 아직 잠잠한 편이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엠폭스 확진자는 10명(9일 기준 누적치)이다. 올해 발생 환자는 모두 20~40대 남성이다. 국내 감염은 9명, 해외여행으로 인한 감염자가 1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엠폭스 확진자가 151명 나온 것과 비교하면 유행 규모가 많이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엠폭스 위기 경보도 2022년 5월 이후 관심·주의 단계를 오가다 올해 5월 모두 해제된 상태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중증 엠폭스 환자 발생 시 비축 치료제 등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엠폭스를 예방하는 3세대 두창 백신인 진네오스 2만 도스를 보유 중이고, 504명분의 엠폭스 치료제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엠폭스 위기 경보도 현 수준에서 다시 올리지 않기로 했다.
다만 16일 전문가 회의를 거쳐 검역과 국내 감시 등을 강화하면서 엠폭스 확산 가능성에 대비하기로 했다. 특히 에티오피아 직항편 게이트에서 검역을 실시하고, 역학조사관·공중보건의를 현장에 배치해 환자 발생시 빠르게 대응할 예정이다.
엠폭스의 주된 감염 경로는 동물이나 사람 체액과의 접촉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주로 비말(침)로 전파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엠폭스의 전파력이 낮다고 본다. 백신과 치료제도 개발돼 있어 '팬데믹' 수준의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미국 지역으로 엠폭스가 확산한다면 국내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22년 엠폭스가 국내에 들어왔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엠폭스가 유럽으로 확실하게 넘어간 상황이라면 미국에 이어 아시아가 타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엠폭스 감염이 우려되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빠르게 진료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예방을 원하는 고위험군은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에서 예약 후 엠폭스 예방접종을 받도록 권고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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