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최대 위협, 러 아닌 이란"…챗GPT로 조직적 여론분열 시도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란이 챗GPT를 이용해 미국 대선 개입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란의 미 대선 개입 시도가 잇따라 드러나자 "11월 미 대선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는 러시아가 아닌, 이란"(악시오스)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오픈AI에 따르면 미 대선 개입을 시도한 이란 조직의 작전명은 '스톰-2035'으로, 챗GPT를 이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두 대선 후보에 대한 기사와 댓글 등을 생성했다.
기사체 글들은 뉴스 매체로 가장한 웹사이트, 댓글은 자신들이 정체를 숨긴 채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에 각각 올렸다. 내용은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 모두에 비판적이었으며, 미 유권자들 사이에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오픈AI 측은 설명했다.
또한 이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스라엘의 올림픽 참가 등에 대해서도 챗GPT로 콘텐트를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측은 이런 활동을 한 이란 계정이 자사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삭제했고, 추가 시도가 있는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란이 생성한 해당 게시물 대부분이 거의 공유되지 않거나 댓글이 달리지 않는 등 이란 입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픈AI 관계자는 이번 일에 대해 "(오픈AI를 이용해) 미국 대선을 주요 표적으로 한 작전을 알아낸 첫 사례"라고 전했다.
이란이 미 대선 개입을 시도한 정황들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구글은 이란 해커들이 지난 5~6월 트럼프 선거 캠프와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를 상대로 피싱 공격을 시도했다는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해당 공격 대상 중엔 바이든 정부, 트럼프 전 정부의 인사들과 캠프 관련자 등 인사 12명의 개인 e메일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구글은 이란 해커들이 이들 e메일 계정에 접속하려는 여러 차례의 시도를 차단했으나, 한 저명한 정치 컨설턴트의 개인 메일엔 접속한 것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9일 이란 정부와 연계된 한 해킹 조직이 미 대선 캠프 관계자들의 e메일 계정에 침입을 시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도 앞서 캠프의 내부 문건이 해킹을 당해 유출됐다고 주장하며 이 배후로 이란을 지목해 연방수사국(FBI)이 관련 의혹을 조사 중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자들은 이란이 특히 트럼프에게 타격을 주려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2020년 집권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가셈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을 암살한 뒤 트럼프를 보복 대상으로 삼고 선전전을 늘려왔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란이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러시아의 해킹 방식 등 당시 작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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