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문제로 동메달 뒤늦게 돌려받은 체조 바르보수
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는 판정 논란 끝에 동메달을 되찾은 아나 바르보수(18·루마니아)가 뒤늦게 자국에서 메달 수여식을 가졌다.
바르보수는 17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024 파리올림픽 동메달을 받았다. 바르보수는 지난 5일 열린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결선에서 판정 논란을 겪었다. 당시 바르보수는 난도 5.8에 수행 점수 8.000점, 벌점 0.1점을 합쳐 13.700점으로 3위에 올랐다. 바르보수는 루마니아 국기를 흔들며 기뻐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이 소속 선수 조던 차일스의 기술 난도 조정이 필요하다며 항의했고, 심판진이 이를 받아들였다. 차일스는 13.766점으로 5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기존 3위였던 바르보수는 4위로 밀렸다. 바르보수는 눈물을 흘렸다.
루마니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마르첼 치올라쿠 루마니아 총리는 SNS를 통해 국제체조연맹(FIG)의 순위 변경을 공개 비판하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루마니아가 올림픽 폐회식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히며 분노를 드러냈다.
루마니아체조협회는 CAS에 판정 이의 신청을 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의 기술적인 결함이 있었음을 주장했다. 결국 CAS는 루마니아의 손을 들어줬고 바르보수는 잃었던 동메달을 획득했다. CAS는 판결문에서 "FIG의 규정에 따르면 심판 판정에 따른 이의 제기는 판정 이후 1분 안에 이뤄져야 한다. 미국은 1분의 시간이 지난 뒤 이의를 제기했기에 무효"라고 밝혔다. 미국 측은 47초 만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뒤늦게 자국에서 메달 수여식을 가진 바르보수는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면서도 "이런 문제가 벌어진 것이 너무 슬프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무거운 메달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덧붙였다. 또 "체조를 원하는 어린 소녀들이 열심히 노력하면 꼭 이뤄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동메달을 박탈당한 차일스는 "참담하고 가슴 아프다. 부당한 손해를 봤다"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차일스는 당시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동료 시몬 바일스와 금메달리스트 브라질의 레베카 안드라드에게 존경의 세리머니를 해 화제를 모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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