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어디까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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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기자]
광복절을 앞둔 주말, 아이들과 나라를 지킨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피어나는 꽃, 무궁화를 보러 남산 공원으로 떠났다.
한남공원 이용지원센터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다섯 가족이 모였다. 남산과 무궁화가 나오는 애국가 2절을 합창하며 오늘의 체험 활동이 시작되었다. 무궁화처럼 화사한 미소를 가진 선생님이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여러분과 광복절을 맞아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에 대해 알아보려 해요. 먼저 무궁화가 어떤 꽃인지 충분히 알아본 뒤, 밖으로 나가 천지에 만발한 무궁화를 만나볼까요?"
무궁화(無窮花)는 없을 무(無), 다할 궁(窮), 꽃 화(花)로 '끝없이 피고 지는 꽃'이란 의미로, 계속 피어나고 도전하는 우리 민족성과 많이 닮아있다. 무궁화는 법령에 따라 국화(國花)로 제정된 게 아니다. 그저 오랫동안 민족에게 사랑받아 오며 우리 마음속에 국화(國花)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선생님은 손에 잎이 돌돌 말려 있는 무궁화를 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러분, 햇볕을 유독 좋아하는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 피지요. 그렇다면 꽃잎은 내내 그 자리에 피어 있는 걸까요?"
'피고 지고 또 피는 무궁화라네'라는 동요 가사가 떠오르는 순간 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잘 알고 있는 친구가 많네요. 약 100일 동안 수려한 자태를 뽐내는 무궁화는 오래 피어 있지 않아요. 아침 햇살에 꽃을 피운 뒤 저녁에는 꽃잎을 돌돌 말아서 닫아버린 후 땅에 떨어지지요. 이렇게 거듭 꽃을 피워 한 그루에서 3천 송이에 달하는 많은 꽃을 피우기도 한답니다. 이따 밖으로 나가 꽃잎이 어떤 모양으로 땅에 떨어졌는지 직접 관찰해 보세요."
▲ 무궁화의 역사 무궁화는 어떻게 국화가 되었을까 |
ⓒ 최민정 |
참여자들은 모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남궁억 선생은 1898년에 황성신문을 창간해 일제의 한반도 침략 야욕을 세상에 폭로했어요. 이 일로 일본 경찰에 끌려가 4개월 동안 모진 고문을 받기도 했지요. 근데 남궁억 선생님이 무궁화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남궁억 선생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무궁화를 너무나 사랑했다. 1931년 고향인 홍천에 모곡 학교를 세우고 무궁화 보급 운동을 하기도 했다. 학교에 무궁화 묘목을 심어 전국의 학교, 교회 및 여러 단체에 보냈고 '무궁화 동산'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일제의 탄압에도 우리 민족의 애국심이 지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일제에 의해 결국 7만여 그루의 무궁화 묘목은 불태워지고 선생님은 일본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다.
선생님은 끝내 광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하지만 우리가 무궁화를 보며 남궁억 선생님의 애국심을 기억하는 것 역시 선생님이 그토록 원했던 또 다른 광복(光復)은 아닐까.
무궁화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아이들 앞에 만들기 키트가 놓였다.
▲ 무궁화 팽이 돌리기 활짝 핀 무궁화 모양의 팽이를 만들었다. |
ⓒ 최민정 |
"누나, 무궁화 꽃잎이 몇 장이라고 하셨지?"
"5장일걸?"
선생님의 설명을 되새기며 아이들은 멋진 무궁화 팽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무궁화 묘목을 심는 남궁억 선생님의 마음처럼 아이들도 무궁화 꽃잎을 붙이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을까.
▲ 남산 무궁화 동산 한여름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다. |
ⓒ 최민정 |
꽃 속을 자세히 살피던 아이가 소리쳤다.
"향기가 없는 무궁화에 개미가 어떻게 찾아왔는지 알아요? 선생님은 무궁화가 너무 곱고 아름다워 여러 곤충이 찾아오는 게 아닐까 해요."
꽃잎을 돌돌 만 채 떨어진 무궁화가 소복이 쌓여있는 꽃밭을 뒤로 선생님이 마지막 당부가 이어졌다.
▲ 한여름 무궁화 동산 정말 무궁화는 향기가 없을까? |
ⓒ 최민정 |
남산 공원에서는 매주 토요일 자연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https://yeyak.seoul.go.kr/)를 통해 남산공원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 업로드 예정입니다. (https://brunch.co.kr/@mjc8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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