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외무장관 "중동 전면전 위험 고조"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과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중동에서 전면전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가 자제력을 발휘하고 외교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왼쪽)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두 장관은 이날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에 게재한 공동 기고문을 통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의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며 "이란의 추가적인 긴장 고조 위협은 전면적인 지역 전쟁 위험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목도하는 것은 파괴적인 폭력의 악순환"이라며 "한 번의 오판으로 상황은 더 깊고 더 해결하기 힘든 충돌로 치달을 위험이 있다"고도 경고했다.

두 장관은 평화를 이루는 데 결코 너무 늦은 때는 없다며 중동 전역에 걸친 전면적 충돌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모든 당사자가 자제력을 보이고 외교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어떤 이란의 공격도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고, 특히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약화할 것"이라고 봤다. 또한 "오직 정치적 해법만이 우리가 이토록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가자지구 휴전뿐 아니라 이스라엘, 헤즈볼라, 레바논에 긴장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논의에 관여할 것을 촉구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앞서 두 장관은 중동 긴장 완화 해법을 찾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동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동에서 전면전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긴장 완화를 위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가세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동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외에도 지속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됐다. 이에 대해 이란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도 이 단체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을 받아 숨진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