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女, 순찰차에 35시간 갇혀있다 숨졌다…경찰 "안 쓰던 차"
파출소 순찰차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신 질환이 있는 이 여성은 순찰차에서 30시간 넘게 빠져나오지 못하다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경남 하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17일) 오후 2시 9분쯤 경남 하동군의 한 파출소 주차장에 세워둔 순찰차에서 A씨(4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의 가출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 순찰차 뒷좌석에 있던 A씨를 찾았다. A씨 가족은 앞서 같은 날 ‘A씨가 가출했다’고 신고했다. A씨에게서 외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35시간 넘게 순찰차 안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폐쇄회로(CC)TV에 A씨가 지난 16일 오전 2시 12분쯤 파출소 주차장을 배회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당시 이 순찰차는 문이 잠기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순찰차 뒷좌석은 외부에서만 문을 열 수 있다. 내부에는 손잡이도 없고, 앞 좌석과는 안전칸막이로 분리되어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A씨가 순찰차에서 장시간 빠져나오지 못하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 검안에서는 ‘사인 미상’으로 나왔다. A씨는 정신 질환으로 10년 넘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최근 가족이 있는 하동에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하동에는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건 장소와 가까운 관측지점 기준, 16일과 17일 하동의 낮 최고 기온은 각각 35.2℃, 34.7℃였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순찰차 문이 잠기지 않았던 이유 등 사건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경찰청 훈령 ‘경찰장비관리규칙(제96조 차량의 관리)’을 보면 ‘차량을 주·정차할 때 차량 문을 잠그는 등 도난방지에 유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파출소 관계자는 “두 대의 순찰차가 있는데, (사고 관련 순찰차는) 평소 잘 안 쓰던 차였다”고 했다.
한 경찰관은 “주력 순찰차가 아니더라도 (장비관리규칙상) 근무 교대할 때 차량과 각종 장비가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인계하는데, 왜 문을 안 잠갔는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
하동=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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