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간절한 소망, 올해는 이뤄질까

이준목 2024. 8. 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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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무대 우승경력 전무, 무관 꼬리표 떼야 할 시점

[이준목 기자]

축구 팬들을 잠 못 들게 할 2024~2025시즌 유럽 축구가 막을 올린다. 특히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프랑스 리그1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독일 분데스리가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과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유럽 5대 빅리그를 누비고 있는 코리안리거들의 활약상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의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는 손흥민에게 올시즌은 토트넘과 EPL에서 맞이하는 10번째 시즌이다. 현재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히는 EPL에서 꾸준히 최정상급 선수로 군림한손흥민의 위상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지난 2023-24시즌 17골-10도움으로 득점 8위, 도움 3위에 개인 통산 3번째 10-10을 달성하며 직전 시즌의 부진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토트넘의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증명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경기를 마치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토트넘과 손흥민의 목표

올 시즌도 손흥민은 지난 시즌 득점왕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콜 팔머(첼시) 등과 함께 유력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2021-22시즌 23골로 살라와 공동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지난 시즌 스트라이커와 윙어를 넘나들었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는 주포지션인 왼쪽 윙어로 나서는 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토트넘은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하여 본머스에서 지난 시즌 19골을 터뜨린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를 6년 6500만파운드(약 1132억원)의 고백에 영입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환상의 콤비를 보였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연상시키는 플레이스타일을 지닌 솔란케는 다재다능한 공격수로서 손흥민과 제2의 '손케듀오'를 기대하게 한다.

손흥민은 EPL 개인 통산 303경기에 출전해 120골 62도움을 기록하며 로 EPL 통산 득점랭킹 공동 22위(스티븐 제라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시즌 내에 로멜루 루카쿠(121골), 드와이트 요크(123골), 니콜라 아넬카(125골), 로비 킨(126골),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127골) 등을 추월할 것이 유력하다. 또한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도 10골 이상에 성공한다면 9시즌 연속 PL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올 시즌 토트넘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 확보, 둘째는 손흥민 입단 이후 첫 우승 트로피에 도전하는 것이다.

토트넘은 2021-22시즌에 4위를 기록하며 마지막으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했으나, 2022-23시즌 8위, 2023-24시즌은 5위에 그치며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손흥민이 최전성기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비지 못한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최고 성적은 2018-19시즌 기록한 준우승이었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는 놓쳤지만 대신 유로파리그 무대에 출전한다. 손흥민이 유로파리그를 밟는 것은 2020-21시즌 이후 3년 만이다. 잉글랜드 국내 컵대회인 카라바오컵(리그컵)과 FA컵도 토트넘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대회들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올 시즌에도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토트넘은 이영표가 활약하던 시절인 2008년 리그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16년간 각종 대회를 통틀어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리그 우승은 프리미어리그 출범보다 훨씬 이전인 1960-61시즌이 마지막으로 반세기가 넘었다.

올 시즌도 프리미어리그는 5연패에 도전하는 '절대강자' 맨체스터 시티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아스널, 리버풀, 첼시, 애스턴빌라, 맨유 등이 맨시티와 함께 '빅4'자리를 놓고 경쟁할 팀들도 거론되고 있다. 영국 현지언론들은 토트넘의 예상 순위를 4~6위 정도로 전망하며 비록 우승후보는 아니지만, 4위 경쟁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팀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유로파리그 역시 맨유(잉글랜드), AS로마(이탈리아), FC포르투(포르투갈) 등 챔피언스리그 수준으로도 손색없는 강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서 토트넘이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라고 하기는 힘들다. 프로 데뷔 이후 친선대회와 아시안게임(23세 이하)을 제외하면 클럽무대에서 아직까지 우승경력이 전무한 손흥민으로서는, 이제는 무관의 꼬리표를 떼야 할 시점이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61골을 내주며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시즌 중후반기에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점을 반복해서 허용하며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로 지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수비 조직력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을 여러 차례 노출했다. 손흥민-솔란케-제임스 메디슨-데얀 쿨루셉스키-티모 베르너 등 올 시즌도 공격에서는 EPL에서도 최상위권으로 꼽히는 토트넘인만큼. 수비를 얼마나 안정화할 수 있느냐에 따라 올 시즌의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토트넘의 2024-25시즌 개막전은 20일 오전 4시 열리는 승격팀 레스터시티와의1라운드 원정 경기다.

손흥민도 올해로 어느덧 32세의 베테랑이 됐다. 축구선수로서의 전성기가 이제 그리 길게 남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5년 6월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토트넘과의 재계약 문제도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축구인생의 후반기에 돌입한 손흥민이 이제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역시 우승이다. 손흥민은 2024-25시즌 개막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딱 한 가지 생각이 있다. 우승하고 싶고 트로피를 따내고 싶다. 그전까지는 토트넘의 전설이 아니다"라는 소신을 밝히며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10년넘게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비며 헌신해온 손흥민의 간절한 소망이 올해는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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