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DK를 구할 철마(鐵馬) 탄 초인일까

윤민섭 2024. 8. 1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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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가장 파격적인 선수 교체가 디플 기아에서 나왔다.

정규 리그를 4경기 남겨놨던 지난 8일, 이재민 감독은 BNK 피어엑스 상대로 '켈린' 김형규가 아닌 LCK 챌린저스 리그(LCK CL) 팀 출신의 정재훈을 서포터로 기용해 올해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BNK전 다음 경기인 농심 레드포스전, OK 저축은행 브리온전에 이어 17일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KT 롤스터전에서도 정재훈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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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제공


‘모함’ 정재훈은 디플러스 기아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올 시즌 가장 파격적인 선수 교체가 디플 기아에서 나왔다. 정규 리그를 4경기 남겨놨던 지난 8일, 이재민 감독은 BNK 피어엑스 상대로 ‘켈린’ 김형규가 아닌 LCK 챌린저스 리그(LCK CL) 팀 출신의 정재훈을 서포터로 기용해 올해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단발적인 교체가 아니었다. 디플 기아는 BNK전 후에도 계속해서 정재훈을 주전으로 썼다. BNK전 다음 경기인 농심 레드포스전, OK 저축은행 브리온전에 이어 17일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KT 롤스터전에서도 정재훈을 내보냈다.

4경기 동안 정재훈의 장단이 뚜렷하게 보였다. 그는 라인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운영과 오브젝트 한타에서는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으로 팀의 승리를 도왔다. 정재훈을 기용한 뒤로 디플 기아가 거둔 성적은 4전 전승이지만 성적표 앞장에는 얼룩이 조금 있다. BNK와 농심에서 간신히 역전승을 거뒀다. 이긴 세트도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OK 저축은행전과 KT전에선 연속으로 2대 0 승리를 거두며 점차 경기력이 안정화되는 모습도 보였다. 정재훈은 가장 최근 경기인 KT전에서 처음으로 POG 포인트 100점을 쌓았다.

시즌 말미, 그것도 서머 시즌 막바지에 라인업을 바꾸는 건 제법 리스크가 큰 결단이다. 이 감독은 왜 김형규 대신 정재훈을 내보내는 걸까. 눈여겨볼 만한 건 두 선수의 챔피언 폭 차이다. 정재훈은 콜업 이후 4매치 10세트에서 전부 탱커 서포터만 선택했다. 렐(4회), 레오나(3회), 알리스타(2회), 노틸러스(1회). 이 중에서 렐과 알리스타는 전승을 기록했다. 유틸형 서포터를 잘 다루고 선호하는 ‘켈린’ 김형규와는 챔피언 폭, 플레이 성향이 대비된다. 김형규의 모스트 픽은 레나타 글라스크(9회)다. 알리스타, 라칸, 레오나를 그 역시 쓰기도 했으나 룰루, 카르마, 나미도 1~3회씩 사용했다.

LCK 제공


이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재훈을 내보낸 이유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일 BNK전 직후 “앞서 3위를 유지하는 선에서 밴픽이든 플레이든 여러가지를 해보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면서 “플레이오프나 다른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시도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정재훈의 플레이를 놓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만족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연습에서도 봤던 장면이다. 대회(실전)에서 얼마나 할지가 궁금했기에 한 세트 패배하고서도 교체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지막까지 얼마나 긴장하는지도 포함해서 보려고 했는데 잘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농심전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오자 “정재훈이 인게임에서 유연한 콜을 더 해준다는 느낌이 든다. 제가 봤을 땐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순간의 콜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교전은 조금 안 맞는다고 느낀다. (경기를) 하면서 수정해나가는 단계”라면서 “비밀이지만 선수에게 내심 바라는 부분도 있다. 그건 선수에게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으로서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았다. 그는 지난 연말 광동 프릭스와 계약이 종료된 뒤 새 둥지를 찾지 못했다. 스프링 시즌 동안 휴식을 취하다가 서머 시즌을 앞두고 디플 기아 CL 팀에 합류했다. 그런데 거기서 한 시즌을 채 소화하기도 전에 1군으로 콜업됐고, 이제 LCK 플레이오프 무대 데뷔까지 앞뒀다. 그는 KT전을 마친 뒤 진행된 단체 인터뷰에서 “이재민 감독님께서 저를 기용하면서 부담감이 크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대를) 배신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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