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3노조 "고문에 가까웠던 反인권 '김태규 청문회', 재판에 영향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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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훌쩍 넘어가자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청문회를 열기도 전에 자기들 멋대로 '불법적'이라고 단정한 것이다.
민주당이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알려고 했다면 그런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민주당의 청문회 목적은 장시간의 속기록 가운데 유리한 부분을 골라내 재판에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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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훌쩍 넘어가자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새벽 2시가 가까워지면서 눈이 반쯤 감겨가는 것 같았다. 을지연습 때문에 전날 잠을 거의 못 잤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은 계속 반복됐다. 지난 8월 14일-15일 국회 과방위 청문회장 모습이었다.
김태규 부위원장) "그래서 제가 좀 이렇게..지금 2시 15분인데"
민주당 의원) "그런 얘기 자꾸 하지 마시고"
김태규 부위원장) "제가 방금도 말씀드렸지만"
민주당 의원) “하라는 답변만 하시라니까요"
김태규 부위원장) "제가 지금 이성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안 되니까 제가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해당 민주당 의원에게 새로 질문 시간 5분을 부여했다. '고문'의 사전적 정의는 '사실을 강제로 알아내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며 신문함'이다. 그날 김태규 부위원장은 고문을 당한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래도 김태규 부위원장은 정무직이다. 정부가 바뀌어도 직업을 유지해야 하는 일반직 공무원들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이진숙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 때 방통위 직원이 쓰러지는 일까지 있었겠는가.
그들 앞에서 김태규 부위원장이 민주당 의원들의 의결로 형사고발되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마치 죄지은 사람 심문하듯 공무원들을 몰아세웠다. 변호사 조력을 받는 것도 아니고 진술거부권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궁박한 상태에서 공무원들이 한 진술이 얼마나 임의성이 있을까 의문스럽다.
이런 청문회를 연 목적은 자명해 보인다. 청문회 제목이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였다. 청문회를 열기도 전에 자기들 멋대로 ‘불법적’이라고 단정한 것이다. 민주당이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알려고 했다면 그런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민주당의 청문회 목적은 장시간의 속기록 가운데 유리한 부분을 골라내 재판에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법원에는 임기가 끝난 방문진 이사들이 자리에 더 남아있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 2건의 심리가 진행 중이다.
법정에서는 구 방문진 이사들과 방통위 측 변호사들이 공방을 벌일 것이다. 증인을 불러도 양측이 신문과 반대신문을 차례로 벌인다. 일방적인 추궁이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청문회는 다르다. 민주당이 압도적인 수적 우세를 이용해 증인들은 쥐잡듯 족칠 수 있다. 그렇게 얻은 진술로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게 아닌가 크게 의심된다.
1997년 대법원은 밤샘조사 자백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피의자가 불안하고 피로해진 상태에서 한 진술을 임의적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 판결 뒤 수사기관들이 심야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그런데 2024년 국회에서 잊혀졌던 인권침해의 악몽이 되살아난 것이다.
국회 다수당이 정부 부처를 마비시키려는 삼권분립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개인의 인권마저 짓밟힐 판이다. 공영방송 MBC를 계속 장악해 정치도구로 사용하겠다는 욕망이 최소한의 이성마저 마비시키는 것 같다.
그들을 제지하기 위해서는 법원이 나서야 할 때이다. 이번 사건 가처분 재판부들의 정의롭고 현명한 판단을 호소한다.
2024년 8월 17일
MBC노동조합(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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