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두드리고 가야"…'2인→3인 포수 체제 변화' KIA, 대권 도전 진심이다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시즌 내내 2인 포수 체제를 유지했던 KIA 타이거즈가 작은 변화를 줬다.
KIA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3차전을 앞두고 내야수 서건창으로 2군으로 내려보내면서 포수 한승택을 콜업했다.
정규시즌이 개막할 때만 해도 KIA의 포수 엔트리는 김태군, 한준수, 한승택 총 3명이었다. 하지만 KIA는 3월 31일 한승택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뒤 네 달 넘게 김태군-한준수 2인 체제를 유지했다.
두 선수만으로도 안방 운영에 큰 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KIA는 체력, 수비이닝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김태군과 한준수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어느 한 선수가 큰 부담을 떠안지 않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팀들의 기록을 살펴봤을 때 주전 포수와 백업 포수의 이닝에 차이가 존재하지만, KIA는 그렇지 않았다. 17일 현재 한준수와 김태군의 수비이닝은 각각 508⅓이닝, 506⅔이닝으로 두 선수가 서로의 부담을 덜어줬다. KIA가 크고 작은 어려움에도 줄곧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KIA가 오랜만에 안방을 보강했다. 1군 통산 598경기에 출전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은 한승택을 엔트리에 등록했다. 한승택은 6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를 위해 특별엔트리로 1군에 올라왔으나 더블헤더 2경기가 모두 취소되면서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더블헤더를 제외하면 사실상 3월 31일 말소 이후 약 5개월 만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후반 (한)승택이를 좀 써야 할 것 같다"며 "9월에 1군으로 올리려다가 보름 정도 먼저 올렸다. LG에 뛰는 선수들도 많고, 경기 후반 상대의 도루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상대 팀에 빠른 주자가 많기 때문에 도루 저지나 리드, 또 풍부한 경험을 고려해 엔트리를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IA는 0-2로 끌려가던 8회말 선발 포수 한준수를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면서 한승택을 내보냈다. 이준영과 함께 배터리를 이룬 한승택은 팀이 9회초 역전에 성공하면서 9회말까지 포수 마스크를 썼고, 마무리투수 정해영과 합을 맞추면서 출루 허용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두를 굳히고 싶은 KIA로선 위닝시리즈 이상의 결과를 얻는다면 좀 더 수월하게 남은 시즌을 보낼 수 있다. 작은 차이로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박해민, 신민재, 최원영 등 발 빠른 선수가 대거 포진된 LG의 장점에 대비하고자 했다.
한준수의 성장도 사령탑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준수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으며, 주전급 포수로 성장했다. 사령탑의 이야기처럼 좌투수(타율 0.375), 우투수(0.281), 언더핸드(0.429)까지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성적을 낸 점도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한)준수가 왼손투수, 오른손투수를 상대로 모두 잘 치기 때문에 (최)형우가 지명타자로 나가는 것처럼 그렇게 활용한다면 좀 더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 (타선이) 전체적으로 안 맞는 느낌이 들어서 어제(15일)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LG는 포스트시즌에서 KIA와 맞붙을 가능성이 큰 팀 중 하나다. 17일 현재 KIA의 잔여경기 수는 정확히 30경기다.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가을야구까지 생각해야 하는 KIA 입장에서는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단기전에서 LG와 격돌하게 된다면 3인 포수 체제를 고려할 수도 있다.
KIA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LG전 상대전적 10승3패로, 이미 상대전적 우세를 확정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일방적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가야 한다. LG도 엄청난 집중력으로 3연전에 임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일단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KIA가 원했던 결과가 나왔다. 9회초 나성범의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2점 차 열세를 극복한 KIA는 LG를 3-2로 제압하면서 2위 LG와의 승차를 4경기 차에서 5경기 차로 벌렸다. 다만 김태군이 하루 휴식을 취하면서 포수를 모두 기용하지 못한 KIA다. 남은 2경기에서 승리를 노리는 KIA가 포수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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