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도쿄지사, 간토대학살 조선인 추도문 안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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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가 올해도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는 행사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도쿄신문> 에 따르면 17일 도쿄도 당국은 고이케 지사에게 추도문 송부를 요청했던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 실행위원회에 별도의 추도문을 송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지난 14일 팩스로 전했다. 도쿄신문>
이로써 고이케 지사는 매년 9월 1일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리는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8년 연속 추도문을 보내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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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 기자]
▲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스주 의회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연설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도쿄신문>에 따르면 17일 도쿄도 당국은 고이케 지사에게 추도문 송부를 요청했던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 실행위원회에 별도의 추도문을 송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지난 14일 팩스로 전했다.
이로써 고이케 지사는 매년 9월 1일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리는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8년 연속 추도문을 보내지 않게 됐다.
위안부·강제징용 인정 않는 극우 지사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전달했으나, 2017년부터 작년까지 7년간은 보내지 않았으며 최근 3선에 성공한 뒤에도 이 같은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다.
올해는 실행위원회뿐만 아니라 도쿄대 교수와 직원들도 "차별과 편견을 배경으로 한 살해의 역사적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도쿄도가 내세우는 인권 존중, 다양성 추진에도 부합한다"라고 추도문을 보내라고 요청했으나, 고이케 지사는 끝내 거부했다.
극우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과 조선인 강제징용,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부인하고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등 한국과는 악연이다.
도쿄도는 고이케 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이유로 "같은 날 동일한 장소에서 열리는 도쿄도 위령협회 대법요(大法要)에서 "대지진으로 극도의 혼란 속에서 희생된 모든 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라는 메시지를 밝힌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실행위원회의 미야가와 야스히코 위원장은 "추도문을 두 번 보내는 것이 그렇게 번거로운 일인가"라며 "대지진 전체 희생자가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학살된 조선인들의 존재를 명확하게 언급하고 추도의 뜻을 보여주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역사 인정하고 추도해야... 고이케 지사는 역행"
일본 수도권인 간토 지방에서는 1923년 9월 1일 대지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당시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방화와 약탈을 저지르고 있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살해됐다.
일본에서 조선인 학살 관련 공문서와 자료가 여러 건 발견되어 역사적 사실로 인정받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앞서 도쿄도에 추도문 송부를 요청했던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도노무라 마사루 교수는 이날 <도쿄신문>에 "조선인학살은 증언이나 자료가 있고 역사 교과서에도 쓰여 있다"라며 "이를 부정하고 싶은 사람도 일부 있지만, 스스로 일본인이 잔학하다고 인정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향력 있는 지도자나 정부, 지자체장이 간토대지진으로 이런 아픈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추도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고이케 지사는 역행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일본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관련 역사서 '지진과 학살 1923-2024'를 펴낸 저널리스트 야스다 고이치 씨도 이날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학살은 일상적인 차별과 편견이 토대가 되어 일어났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역사적 사실로 인정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에 대해 "정확하게 사실을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한정적이어도 그것이 학살과 전쟁을 저지하는 힘이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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