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바다를 항해하다' 부산비엔날레 17일 개막…36개국 350여 점 선보여
부산현대미술관 중심 4곳서 진행
2024부산비엔날레가 17일 공식 개막해 두 달여 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앞서 16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을숙도 내 부산현대미술관 야외 특설 무대에서 개막식을 개최한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17일 일반 관람을 시작으로 오는 10월20일까지 36개국, 62팀(78명)의 전시작 349점을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근현대역사관 내 금고미술관, 한성1918, 초량재에서 선보인다.
올해 비엔날레는 '어둠에서 보기'(Seeing in the Dark)를 주제로 혼란 속 대안적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다양한 작품을 조명한다. 특히, 팔레스타인, 이란 등 중동 지역과 자메이카,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지역 등 제3세계 대륙 작가의 작품이 다수 출품돼 시선을 끈다. 의사, 저술가, 교사, 디제이, 악기 제작자, 종교인 등 이색 배경을 가진 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공동 전시 감독인 베라 메이와 필립 피로트는 이번 비엔날레 주제에 대해 "해적들이 시도한 공동체 방식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불교 도량의 깨달음의 공통 기저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여러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소통하고 생활하는 모습이 '항구도시 부산'과도 닮아있다"고 말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조 네이미, 카를라 아로차 & 스테판 슈라넨, 트레이시 나 코우쉬 톰슨, 박이소의 작품을 선보인다.
높이 8m 대나무 구조물에 빈티지 스피커를 매단 조 네이미의 설치 구조물은 미술관 입구부터 치유와 성장을 위한 새로운 소리와 꿈을 라디오 전파 리믹스로 송출한다.
'말벌집'을 전시한 카를라 아로차와 스테판 슈라넨은 도둑과 해적, 침입자, 또는 말벌처럼 도덕적으로 모호한 존재들을 담아낸 연작 '약탈자' 시리즈 중 하나를 공개했다. 수백 개의 플렉시 글라스 창문이 조도를 비롯한 여러 외부 변수를 흡수, 전시 공간을 삼키듯 반영하며 불안과 긴장을 조성한다.
작고한 개념미술가 박이소(박모)가 생전 작업한 스케치를 바탕으로 다시 제작한 작품 '무제(오늘)'은 전시장 바깥에 설치한 두 대의 감시 카메라가 전시장 내부 프로젝터와 연동된 작품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잡는다. 마치 스팟 조명처럼 해의 실시간 이미지가 합판 끝에서 끝까지 온종일 서서히 옮겨가는 모습에서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고 외면하며 삶을 구축하는지 성찰하게 한다.
가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트레이시 나 코우쉬 톰슨은 가나의 주요 음식인 와케(쌀과 콩 등을 넣어 만든 밥)와 한국의 전통 음식 배추김치를 후가공한 뒤 불특정한 형태로 변형한 것을 섞어 좌대 위에 설치했다. 작가는 다양한 산업적 조리과정을 통한 식품의 물질적 변형에 관심을 갖고, 전분이나 단백질과 같은 비인공적 요소들이 결정화, 발효 및 중합의 과정을 거쳐 어떻게 변화하는지 탐구한다. 그는 또 후가공을 통해 식품의 가소성, 생물학적 물질과 유사성과 환경적 요인에 따라 특정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지질학적 지형을 새롭고 모호한 이미지로 도출해 시각적으로 선보인다.
한성1918은 사운드 프로젝트 특화 전시장으로 1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작가 니카 두브로브스키가 참여하는 강연과 토론 세션을 진행한다.
조직위 측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에서 어둠은 어둠을 꾸짖어 쫓아내는 대신 심연의 어둠에 침잠해 그 어둠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저 너머를 바라보고 대안적인 방식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대안적이고 새롭기에 다채로운 문화와 관점들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 외 연계 프로그램으로 ▲어둠 속의 잡담 ▲어둠 속의 연주 ▲어둠 속의 탐구 ▲부산~오사카를 오가는 팬스타크루즈와의 콜라보 전시 등이 운영된다.
작품 설명과 프로그램 신청, 일정 등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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