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쏘가리, 달랑 3마리 잡혔다…18년 명물 '단양강 축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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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낚시대회에서도 3마리 잡혀
충북 단양군이 2006년부터 해마다 개최해오던 ‘단양강 쏘가리 축제’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단양지역 대표 어종인 쏘가리가 몇 년 전부터 거의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단양군은 해마다 여름철에 개최해 온 단양강 쏘가리 축제를 올해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8월 말쯤 단양읍과 단양강 일원에서 펼쳐졌던 쏘가리 낚시대회, 쏘가리 음식경연대회 등을 앞으로 즐길 수 없게 됐다.
단양군이 축제 개최 중단을 고심하기 시작한 건 대회 메인 행사인 낚시대회에서 쏘가리가 잡히지 않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단양군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축제가 3년 만인 2022년 재개됐을 당시 낚시대회에서 잡힌 쏘가리가 단 1마리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어 지난해 여름에 열린 낚시대회에서도 3마리밖에 잡히지 않아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실망했다고 한다. 이처럼 메인 이벤트인 낚시대회가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자 지역 관광업계에선 ‘축제 회의론’이 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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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쏘가리 치어 11만5000여 마리 방류
이에 단양군의회 등이 근본 대책을 주문하고 나서면서 지역 대표 축제를 잠정 중단하게 됐다. 단양군은 댐 건설로 인한 자연환경 변화에 따라 어족 자원이 줄었다고 보고 앞으로 쏘가리를 증식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6월 도담삼봉 일원에서 쏘가리 치어 11만5000여 마리를 방류하는 등 치어 방류 규모부터 늘렸다.
올해 토속 어류 치어 방류 사업비도 애초보다 4000만원이 늘어난 1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단양군은 지난해 7월에도 질병 검사를 마친 3㎝ 이상의 건강한 쏘가리 치어 6만8650마리를 방류했다.
여기에 동력 보트나 어망 등을 사용해 무분별하게 어류를 잡는 불법 어로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쏘가리감시단’ 활동도 강화한다. 강준치ㆍ블루길ㆍ배스 등 쏘가리 새끼를 마구 잡아먹는 포식성 어류 퇴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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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가리 늘어나면 축제 재개
단양군 관계자는 “개체 수 감소가 남획 때문인지 기후ㆍ생태 변화 탓인지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족 자원 보호 사업을 통해 쏘가리가 다시 늘어나면 축제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쏘가리는 단양강의 대표적인 토속 어종으로 육식성인 데다 포식성이 강해 민물고기의 제왕으로 불린다. 단양강 일대는 수질이 맑고 여울목과 돌무덤이 많아 쏘가리 등 다양한 민물 어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단양군은 일찌감치 쏘가리를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했고, 2000년대 초부터 전국 단위의 쏘가리 낚시대회를 연중 개최해 연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단양강을 찾았다. 2010년부터는 단양읍 강변도로 약 500m 구간에 ‘쏘가리 매운탕 특화거리’ 를 만들었고, 2012년엔 쏘가리를 아예 군어(郡魚)로 정했다. 단양읍내 다누리센터 앞에는 쏘가리 조형물도 제작했다. 이후 2015년엔 쏘가리를 군 상징물로 운영하는 조례까지 제정했다.
단양=최종권ㆍ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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