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비트코인 대통령 되겠다" 트럼프, 이더리움 최소 13억 보유

지난달 27일 비트코인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 13억원이 넘는 규모의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등이 전날 공개된 공직자 후보 재산 공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0만∼500만달러(약 13억5000만∼67억700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 지갑과 '가상 이더리움 키'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더리움 매수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대체불가토큰(NFT) 라이선스 계약으로 720만달러(약 97억5000만원)의 수입을 거뒀다고 보고했다.

암호화폐 관련 자산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은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사기"라고 비난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암호화폐에 대해 친화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을 전략적인 국가 자산으로 보유하겠다면서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실리콘밸리 큰손들이 주최한 모금 행사에 참석해 자신이 "암호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태도 변화의 원인에 대해 지난달 말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NFT 상품 수입을 꼽았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기 얼굴을 우주비행사나 카우보이, 카레이서 등 멋진 이미지와 합성해 만든 NFT 상품을 매우 마음에 들어 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득에는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와 협업해 만든 59.99달러(약 8만원)짜리 '그린우드 성경' 판매 수입 30만달러(약 4억원)와 유명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모음집 '레터스 투 트럼프'(Letters to Trump) 판매 수입 450만달러(약 61억원) 등도 포함됐다.

주요 자산으로는 '트루스 소셜'의 모기업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그룹'의 가치를 5000만달러(약 677억원) 이상으로 보고했다.

또 자산 중에는 그가 소유한 여러 부동산의 담보대출(모기지)을 비롯해 성추행 명예훼손 소송과 사기 대출 소송 등으로 법원에서 명령받은 배상금·벌금 총 4억5000만달러(약 6000억원)도 부채로 포함돼 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