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팀 퍼스트' 마인드…꽃감독 극찬 "어린 선수임에도 생각 깊다"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부터 전반기 20-20,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최연소 및 최소경기 단일 시즌 100득점 선점, 그리고 꿈의 30-30까지 프로 3년 차에 이미 많은 걸 이뤘다.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선수, 바로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3차전을 앞두고 "(30-30) 기록이 빨리 잘 나온 것 같다. 지금도 잘 치고 있지만, 타석에 들어갔을 때 부담감이 덜한 상태에서 타격하게 된다면 좀 더 좋은 타구와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김도영의 기록 달성에 박수를 보냈다.
김도영은 전날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30번째 아치를 그리면서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이후 9년 만에 30-30의 주인공이 됐다. KBO리그 역대 9번째 30-30과 더불어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개막 이후 3월 한 달간 1할대 타율에 머물렀지만, 4월에만 홈런 10개를 몰아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빠른 발까지 뽐내면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다. 그 어떤 선수도 해내지 못했던 기록이다.
예년보다 많은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낄 법도 했지만, 어려움을 극복했다. 특히 6월 한 달간 8홈런을 쏘아 올렸으며, 지난달에는 4할이 넘는 월간 타율을 마크했다.
30-30에 한 걸음씩 다가간 김도영은 지난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29호 홈런을 때린 뒤 한동안 침묵했다. 잔여 경기 수를 감안할 때 30-30을 달성하는 건 시간 문제였지만,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선수와 팀 모두 부담감이 커졌다. 하지만 김도영과 KIA는 언젠가는 기록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를 치렀고, 15일 경기에서 그토록 기다렸던 30-30을 달성했다.
코치 시절부터 김도영의 성장 과정을 쭉 지켜본 이 감독은 "본인의 스트라이크 존이 확실히 정립된 게 아닌가 싶다. 어린 선수임에도 이 정도의 능력을 보유한 걸 보면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났을 때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금방 판단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도영이 줄곧 3할 타율을 강조하는 것에 대한 사령탑의 생각은 어떨까. 이범호 감독은 "타자 같은 경우 (3할 타율을) 가장 원하고, 도영이도 자신이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홈런보다는 안타와 도루를 기록하는 성향의 선수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타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홈런보다 안타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진 걸 보면 앞으로 홈런도 더 많이 나올 것이고, 본인이 추구하는 대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무사(타율 0.368)나 1사(타율 0.312) 상황보다 2사 이후(124타수 46안타 타율 0.371 8홈런)의 성적이 뛰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도영이가 어려운 공에 속지 않고 2사에서 출루한 뒤 도루를 하면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데, 그런 걸 잘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투수들이 더 어렵게 승부하겠지만, (투수의 승부에) 말리지 않고 본인의 야구를 한다면 팀과 선수 모두에게 더 좋은 시즌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 가지 사령탑이 언급한 건 15일 김도영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30-30 달성 이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40-40은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있다. 솔직히 40도루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그냥 편한 마음으로 팀 승리를 위해서 가볍게 치면서 많이 출루해서 투수들을 괴롭히겠다"고 이야기했다.
사령탑으로선 '팀 퍼스트'를 강조한 김도영이 고마울 따름이다. 기사를 통해 김도영의 인터뷰 내용을 접한 이범호 감독은 "확실히 어린 선수임에도 생각이 깊은 것 같다. 팀을 위해 돕겠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이번 3연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김도영을 칭찬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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