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팀 퍼스트' 마인드…꽃감독 극찬 "어린 선수임에도 생각 깊다" [잠실 현장]

유준상 기자 2024. 8. 1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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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초 2사 1,3루 KIA 김도영이 최형우의 1타점 적시타때 득점에 성공한 후 이범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부터 전반기 20-20,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 최연소 및 최소경기 단일 시즌 100득점 선점, 그리고 꿈의 30-30까지 프로 3년 차에 이미 많은 걸 이뤘다.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선수, 바로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3차전을 앞두고 "(30-30) 기록이 빨리 잘 나온 것 같다. 지금도 잘 치고 있지만, 타석에 들어갔을 때 부담감이 덜한 상태에서 타격하게 된다면 좀 더 좋은 타구와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김도영의 기록 달성에 박수를 보냈다.

김도영은 전날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시즌 30번째 아치를 그리면서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이후 9년 만에 30-30의 주인공이 됐다. KBO리그 역대 9번째 30-30과 더불어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2사 KIA 김도영이 타격을 하고 있다. 타구는 고척돔 천장에 맞아 2루타로 인정되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도영은 정규시즌 개막 이후 3월 한 달간 1할대 타율에 머물렀지만, 4월에만 홈런 10개를 몰아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빠른 발까지 뽐내면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다. 그 어떤 선수도 해내지 못했던 기록이다.

예년보다 많은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낄 법도 했지만, 어려움을 극복했다. 특히 6월 한 달간 8홈런을 쏘아 올렸으며, 지난달에는 4할이 넘는 월간 타율을 마크했다.

30-30에 한 걸음씩 다가간 김도영은 지난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29호 홈런을 때린 뒤 한동안 침묵했다. 잔여 경기 수를 감안할 때 30-30을 달성하는 건 시간 문제였지만,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선수와 팀 모두 부담감이 커졌다. 하지만 김도영과 KIA는 언젠가는 기록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를 치렀고, 15일 경기에서 그토록 기다렸던 30-30을 달성했다.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초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 홈런을 날린 후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코치 시절부터 김도영의 성장 과정을 쭉 지켜본 이 감독은 "본인의 스트라이크 존이 확실히 정립된 게 아닌가 싶다. 어린 선수임에도 이 정도의 능력을 보유한 걸 보면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났을 때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금방 판단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도영이 줄곧 3할 타율을 강조하는 것에 대한 사령탑의 생각은 어떨까. 이범호 감독은 "타자 같은 경우 (3할 타율을) 가장 원하고, 도영이도 자신이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홈런보다는 안타와 도루를 기록하는 성향의 선수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타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홈런보다 안타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진 걸 보면 앞으로 홈런도 더 많이 나올 것이고, 본인이 추구하는 대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무사(타율 0.368)나 1사(타율 0.312) 상황보다 2사 이후(124타수 46안타 타율 0.371 8홈런)의 성적이 뛰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도영이가 어려운 공에 속지 않고 2사에서 출루한 뒤 도루를 하면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데, 그런 걸 잘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투수들이 더 어렵게 승부하겠지만, (투수의 승부에) 말리지 않고 본인의 야구를 한다면 팀과 선수 모두에게 더 좋은 시즌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3회초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 홈런을 날린 후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IA가 김태군-김도영-나성범의 홈런에 힘입어 키움에 12:1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또 한 가지 사령탑이 언급한 건 15일 김도영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30-30 달성 이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40-40은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있다. 솔직히 40도루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그냥 편한 마음으로 팀 승리를 위해서 가볍게 치면서 많이 출루해서 투수들을 괴롭히겠다"고 이야기했다.

사령탑으로선 '팀 퍼스트'를 강조한 김도영이 고마울 따름이다. 기사를 통해 김도영의 인터뷰 내용을 접한 이범호 감독은 "확실히 어린 선수임에도 생각이 깊은 것 같다. 팀을 위해 돕겠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이번 3연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김도영을 칭찬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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