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역공의 힘, '1인칭시점 드론'…방공망 돌파

이현우 2024. 8.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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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V 드론에 촘촘한 방공망 뚫려
美 대선 전 주도권 잡으려는 우크라
"전쟁 흐름 자체 뒤집기엔 역부족"
[이미지출처=DJI]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로 진격하며 역공이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의 두터운 방공망을 좀처럼 뚫지 못하던 우크라이나군이 '1인칭 시점 무인기(FPV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본토 방어선을 뚫어내면서 향후 전쟁 양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국토의 20% 이상을 러시아에게 점령당한 상태에서 역으로 러시아 본토를 역공하는 위험한 전략을 택한 것은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앞두고 향후 러시아와의 휴전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전히 러시아군의 전력이 5~6배 이상 앞선 상태에서 전쟁 자체의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FPV 드론에 뚫린 러 본토 방어선…방공망 무용지물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은 6일부터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에 진입해 점령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까지 쿠르스크주 일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지역은 약 1000㎢로 서울 면적의 1.65배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러시아 영내로 진입한 우크라이나군이 격퇴됐다고 주장하던 러시아도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사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재로 12일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는 알렉세이 시미르노프 쿠르스크주 지사 대행도 화상연결로 참석해 현지 피해현황을 보고했다. 시미르노프 지사 대행은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그간 민간인 12명이 목숨을 잃고 121명이 다쳤다"며 "우크라이나군 진공작전을 피해 약 18만명이 대피해야 하는데 이중 12만명 정도가 이미 집을 떠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전개되면서 번번이 러시아군 방어선과 방공망에 막혔던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본토 방어선을 뚫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란용, 자폭용 드론을 투입해 방공망을 마비시킨 후, 공군과 지상군 합동작전으로 러시아 본토 방어선을 뚫었다는 것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조종사가 직접 드론을 전투기처럼 조종하는 '1인칭 시점(FPV) 드론'을 활용해 소형 폭탄을 설치한 자폭용 드론을 러시아군 참호와 진지에서 폭파시키고, 러시아군 탱크도 요격했다. S-300, S-400 등 요격미사일 포대가 배치된 러시아 방공시설들도 한꺼번에 쏟아진 교란용 드론들로 마비되면서 러시아군은 본토 방어에 실패했고, 우크라이나군의 역공이 이뤄진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역공 전략의 중심에 서있는 'FPV'란 'First Person View'의 약자로 드론에 1인칭 전방카메라를 도입해 조종사에게 실시간으로 드론의 비행 시각정보를 보내주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드론 제조의 하위기술로 도입됐으며, 군사용 뿐만 아니라 민간용으로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美 대선…협상 주도권 잡으려는 우크라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이 FPV 드론을 적극 활용해 러시아 본토 방어선을 뚫는 상당한 위험성을 감수한 작전을 펼친 것은 미국 대선 이후 예상되는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전쟁연구소(ISW)의 분석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다른 전선에서 어느정도 희생을 각오하고 기갑전력을 집결해 러시아 방어선 중 다소 방비가 약했던 쿠르스크주 일대로 밀고 들어갔으며, 러시아군과 국경에서 약 30km 떨어진 지역에서 교전 중이다. 해당 지역 근교에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관이 위치해있고, 또한 쿠르스크주 쿠르차토프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도 위치해있어 이들을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할 경우, 러시아와 향후 휴전협상 과정에서 많은 양보를 얻어낼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ISW는 전했다.

한편 미국 대선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초접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박빙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계속 나온다. CNN에 따르면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 5~11일 미국의 성인 90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일 선거가 치러질 경우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등록 유권자 응답자의 46%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5%로 두 후보가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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