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방지법’ 낸 의원들에 댓글 수천개…“낙선운동 하겠다”

이종선,이강민 2024. 8. 1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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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와 '술타기'(음주운전 이후 추가로 술을 마셔 수사에 혼선을 주는 수법)를 해 논란이 된 가수 김호중(33)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 수사의 허점을 보완하는 입법에 나선 여야 의원들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일부 김씨 팬들이 해당 법안의 입법예고나 의원 블로그에 대대적으로 법안 반대나 철회를 압박하는 '댓글'을 달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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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 위협하는 팬덤
가수 김호중씨가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와 ‘술타기’(음주운전 이후 추가로 술을 마셔 수사에 혼선을 주는 수법)를 해 논란이 된 가수 김호중(33)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 수사의 허점을 보완하는 입법에 나선 여야 의원들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일부 김씨 팬들이 해당 법안의 입법예고나 의원 블로그에 대대적으로 법안 반대나 철회를 압박하는 ‘댓글’을 달고 나선 것이다. 여야 정치권의 ‘팬덤 정치’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와중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의 팬덤까지 정치권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4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음주운전을 한 사람이 음주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타기를 할 경우 1년~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00만~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음주측정을 피하기 위해 도주할 경우 해당 운전자의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담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블로그에 달린 한 댓글. 박성훈 의원 블로그 캡처

그런데 박 의원이 블로그에 법안 발의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김호중 방지’란 표현을 쓴 뒤부터 해당 글에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인격을 모독하느냐” “젊은 청년이 한 번 실수한 걸 이렇게까지 난도질해야겠냐” 등 김씨 팬들의 날 선 댓글이 이어졌다. “낙선운동 하겠다”는 등 협박조의 글도 보였다.

17일 현재까지 박 의원 블로그 글에는 총 1349개의 댓글이 달렸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국회 입법예고 게시판에도 6100개가 넘는 반대 의견이 올라왔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블로그에 달린 한 댓글.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낸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블로그 링크를 걸고 있다. 박성훈 의원 블로그 캡처

박 의원에 앞서 지난 6월 술타기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은 법 개정안을 낸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블로그에도 “두고 보자” 등 김씨 팬들의 댓글 테러가 이어졌다. 박 의원 블로그에 신 의원의 블로그 링크를 ‘좌표 찍기’하는 댓글도 있었다.

박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인이든, 연예인이든 팬덤이 있을 수는 있지만 팬덤 대상의 그릇된 행위에 대해서까지 옹호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지나친 팬덤으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던 정점식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선출된 이후에도 사의를 표명하지 않자 한 대표 지지자들이 정 의원의 SNS 댓글은 물론 문자메시지까지 보내며 사퇴를 압박했다. 정 의원은 결국 이달 초 사의를 표명했다.

민주당에서도 ‘문빠’(문재인 전 대통령 극성 지지층)나 ‘개딸’(이재명 당대표 후보 극성 지지층)이 비문(비문재인)·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에게 ‘문자폭탄’ 등을 보내 논란이 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한 여당 의원은 “아무래도 집단적인 댓글 테러 등을 당하면 의정활동에 있어 상당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인이 입법 실적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유명인이나 사건 관련자 이름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종선 이강민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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